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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소송 대신 공존안 찾아주는 게 제 역할이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5 18:33

수정 2022.09.05 18:33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
소송 전 조정으로 사회적비용 절약
대기업·자영업자 '윈윈' 방법 찾아
대학시절부터 인간의 가치에 몰두
대통령직 인수위서 정책자문 맡아
선한 변화 이끄는 장치 만들 것
[fn이사람] "소송 대신 공존안 찾아주는 게 제 역할이죠"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개념이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다 보니 이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갈등도 적지 않다.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사진)은 이들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역할을 한다.

박 위원장은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인권, 평화, 환경, 기업의 CSR(사회적책임)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모든 것을 ESG로 묶는 작업을 한다고 볼 수 있다"며 "대기업과 소기업협회·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둘 다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다 같이 망하지 않고 모두 사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정협회는 2020년 국회사무처 산하에 설립된 법인이다.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 전 조정이나 중재, 화해를 통해 소송 건수나 비용을 줄여 사회적 효용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민형사 소송도 하고,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중재를 하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지식재산권이나 특허, 대기업과 IT업계 간 분쟁 등을 조정했는데 소송의 10%가량의 비용으로 조정을 돕는다.

그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정비율이 낮다. 소송 대신 조정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공존하고 상생하는 안을 만드는 일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ESG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 시작됐다. 박 위원장은 "되돌아보면 제 삶은 ESG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생 때 입양, 인권, 평화, 순수한 인간의 존엄한 가치에 푹 빠졌었다"며 "듀크대학 로스쿨에서 기업가정신을 전공하면서 사회적기업가정신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레고리 디즈 교수에게 사사하기도 했다. 그는 ESG의 뿌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ESG에 대한 연구와 투자활동을 하는 세계ESG금융센터 ESG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올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문화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ESG에 대한 정책을 제언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ESG 중에서 특히 S영역에 관심이 많다. 그는 "S영역에는 사회 전반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다 같이 잘살아가는 자유와 공정·정의에 대한 큰 그림"이라며 "전략적으로 대한민국이 금융중심지 경제허브로 만들기 위한 것이며, 전통적인 금융이 ESG를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전략이고, ESG에 금융이 투자를 하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생각이다. 주위를 선하게 변화시키는 전략적인 장치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금융권과 대기업의 한편에서는 가속도를 내는데, 공무원 집단에서의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ESG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ESG를 통해 글로벌적 입법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도 많으며, 글로벌 관습법 국제표준이 국내법화돼 선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영역도 많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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