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시간당 104.5㎜, 구룡포에 시간당 110.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6만6000여 가구가 정전으로 포항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포항해병대제1사단은 수륙양용 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 등을 투입해 남구 청림초 일대에서 주민들을 구조하고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계속 구조 활동을 벌였다.
포항에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 여성은 가족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포항에서는 한때 시간당 110㎜의 폭우가 내렸다. 또한 오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여러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포항시·경찰·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물폭탄 맞은 포항"..포항 시민들 망연자실
폭우가 일시에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태풍 피해 영향으로 화재가 나기도 했다. 당초 포항제철소 3곳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포스코는 1곳에서만 화재가 발생하고 나머지 2곳은 부생가스 방산이었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포항 지역 태풍 피해는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급 피해가 날 것으로 같다"고 전했다. 최종 피해 집계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 인근 대도시에서도 정전, 침수,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부산, 울산 등 경남 지역에선 수천여명의 주민들이 태풍을 피해 대피했다. 경남소방본부는 해안가, 침수위험이 있는 저지대, 산사태 위험지역, 하천지역 중심으로 주민들이 임시 대피했다. 주민들은 마을회관, 경로당, 학교, 보건진료소, 종교시설 등으로 몸을 피했다.
■울진 원전 발전기 일시 정지...방사선 영향은 없을 듯
부산에는 1만1000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의 누적 강수량은 중구 대청동 공식관측소 기준 87㎜이며, 지역별로는 금정구 154㎜, 북구 147.5㎜, 북부산 130.5㎜를 기록했다.
태풍으로 인해 깨진 유리창이나 떨어진 건물 외벽 등에 맞아 시민 여러 명이 다쳤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 등 주요 도심지의 출근길 혼란도 이어졌다. 부산은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해안도로를 파도가 덮쳤다. 여파로 도로 이동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 전날 부산 부전역과 울산 태화강역을 운행하는 동해선 운영이 중단됐다.
울산에선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 경북 경주 진형동 한 주택에서 투사유입으로 매몰돼 80대 여성도 숨졌다.
또 강풍으로 울산 울진군 신고리 1호기(가압경수로형, 100만㎾급) 터빈 발전기가 정지됐다.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이번 터빈 발전기 정지로 인한 방사선 영향은 없다"며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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