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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투기에 경고한 中당국, 추가 대책 꺼낼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9 14:02

수정 2022.09.29 14:17

- 인민은행 "위안화 상승·하락에 배팅하지 마라" 경고에 추가 정책 도구 시사로 해석
- 외화지준율, 외환위험부담금 등 두 번 개입... 경기 대응 요소도 제시
- 해외융자조절지수, 위안화 해외대출한도 이어 외화지준율 추가 인하 등도 가능성
달러화와 위안화 /사진=뉴시스
달러화와 위안화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통화당국이 달러 초강세에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자, 위안화 환율의 일방향 상승 또는 하락에 돈을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는 통화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더 많은 정책 도구를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중국의 기준환율은 곧바로 소폭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외환 시장 운영은 대체로 규범적이고 질서 있지만 소수 기업은 외환 투기를 하고 금융기관의 규정을 위반하고 있어 계도와 편향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위안화 환율의 상승 또는 하락 일변도에 베팅하지 말고 장기간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고 주문했다.

또 “외환시장이 중요한 만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외환 시장의 안정을 의식적으로 유지하고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단호히 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인민은행의 경고는 국가외환관리국 등과 함께 전날 개최한 외환시장 자율화 화상회의의 내용이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회의 참석자들이 ‘중요한 사안’, ‘단호한 억제’, (시장과 정부의)‘양자적 통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데 29일 주목했다. 그러면서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변동성을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정책 도구를 사용하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질문 형태로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뚜렷한 대응을 하지 않다가 이달 15일 시중은행의 외화지급준비율을 기존 8%에서 6%로 2%p 낮추며 처음으로 방어전을 펼쳤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나고 달러 시중 공급량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가 풀리면 달러 가치도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 당일 위안화의 역외 환율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고 이튿날엔 역내 시장에서도 ‘1달러=7위안’선이 깨졌다.

인민은행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버텼지만 결국 지난 26일 기준환율(고시환율)까지 7위안을 넘어선 뒤 선물환에 대한 외환위험준비금(거래액의 20% 외화를 인민은행에 예치)을 오는 28일부터 0%에서 20%로 올려 추가 개입에 들어갔다. 이 비율을 높일 경우 은행의 선물환 판매비용은 높아지고 기업의 선물환 수요는 줄어들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균형을 갖게 된다. 통상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 둔화 수단으로 여겨진다.

한 외환 애널리스트는 차이신에 “이 소식을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발표한 것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8일 역외에서 7.2647위안(사상 최고치), 역내에선 7.2521위안(2008년 2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같은 날 인민은행이 2020년 폐지한 ‘경기 대응 요소’를 다시 부활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실행되면 외화지준율과 외환위험준비금에 이어 세 번째 개입이 된다.

만약 이런 수단에도 위안화 환율 압박이 지속될 경우 자국 금융기관·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융자조절지수(역외자금 건전성조절계수)를 1에서 1.25로 올리고 위안화의 해외대출한도는 0.5에서 0.3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 차입을 늘리고 위안화의 유동성은 흡수하는 방법이다. 혹은 외환지급준비율을 재차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인민은행은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7% 내린 7.1102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주춤’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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