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함정건조+전자장비' 시너지로 '한국형 록히드마틴' 도약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성공 조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5 18:10

수정 2022.10.05 21:21

(上) 방산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 구축
잠수함·전투함 등 군용선박 보완
함정 무기체계 수직 계열화 가능
대규모 투자·기업문화 융화 필요
지난 9월 30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로 실시한 '한미 연합 지구사 대화력전 FTX'에서 예하부대가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지난 9월 30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로 실시한 '한미 연합 지구사 대화력전 FTX'에서 예하부대가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최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결정되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정상화하고,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방산, 조선 분야별로 살펴본다.

한화가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수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수출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한국형 전투기 KF-21과 같이 개발분담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기술이전 등과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초대형 방산업체 나올 때 됐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컨테이너선 같은 상선뿐만 아니라 군함, 잠수함 등의 특수선도 건조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의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해 지상에서부터 항공우주에 이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하에 대대적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의 이 같은 전략 때문에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한화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설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방산업체들은 지상·해상·공중·사이버를 모두 연결하는 무기체계를 구축하는 게 트렌드"라며 "우리나라 개별 방산업체들은 인력, 예산, 제조능력 등에 있어 해외업체들 대비 중소기업 수준이기에 우리나라도 초대형 방산업체가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방산시장은 내수로는 한계가 있으니 해외수출 시장에 계속 진출해서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며 "방산이 국가 간의 경쟁이라고 하지만 결국 대기업이 주도하는 것이고,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분담금·기술이전 리스크 줄여야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각국에서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이른바 K-방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실제 계약도 잇따르고 있으나 종전 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원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면 지금 같은 수출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수출 가능성이 있던 건들도 연기될 수 있다"면서 "많은 나라에서 국방비를 증액한다고 하지만 예산이 한정적인 게 문제이며, 폴란드도 국방예산이란 게 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와 계약한 그 많은 무기들을 구매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계약을 하고 나서 수금이 안 되는 사례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KAI가 주도하는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 개발사업에 참여했지만 2017년부터 경제사정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뤄 연체액이 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대우조선해양도 인도네시아 정부와 2차 잠수함 건조계약을 맺었지만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아 계약이 미발효인 상태에서 핵심설비를 선발주했다가 수백억원 손실을 볼 상황에 처하는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해외 국가들이 국내 업체들에 요구하는 기술이전도 또 하나의 변수다.

튀르키예는 당시 K2 흑표 전차 관련기술을 이전받아 몇 년 뒤 '알타이'라는 이름의 자국산 전차를 내놓고 우리의 해외 잠재고객을 빼앗아 갔다.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센터장은 "당시 K2 건은 선례가 없어 잘못 대응한 만큼 앞으로 기술이전과 관련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근 해외 국가들이 기술이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완제품 수출보다 현지생산, 자국기업 참여 등을 요구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부가가치 창출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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