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감사원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고발 대상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포함되었다.
고 이대준씨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달 7일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문 전 대통령, 박 전 원장, 서 전 실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이씨는 감사원법을 근거로 들며 문 전 대통령이 피살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도 감사원의 출석 조사 요구를 위법하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기관 외에도 자료 제출이나 출석 및 답변을 요구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원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다.
이래진씨는 "법 조항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위반해 고발한 것"이라며 "동생을 구조하지 않은 점, 월북을 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한 고소는 추후 별도로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씨는 5일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사건 관련 언급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씨는 항의 서한에서 "지난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 태만이 있는데도 민주당은 (사건 진상조사를 두고) 정치공작을 운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진상조사와 관련해) 유신독재라 칭하며 물타기를 하려고 하느냐"며 "해상 전문가인 저는 눈앞에서 조작·은폐 정황을 분명히 봐왔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은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고 이대준씨 사건이 관련 기관에 보고된 과정과 이후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다고 발표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 대상은 국가안보실·국방부·해양수산부·통일부·외교부·국가정보원·합동참모본부·해양경찰청·해군본부 등 모두 9곳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에게도 출석 조사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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