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S&P지수 5% 내리는 동안
현금성 자산 유일한 플러스 수익
전세계 금융시장 자금이 현금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인상 지속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현금이 낫다는 판단이 현금 집중을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이 다시 상승할 때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의미도 있다.
현금성 자산 유일한 플러스 수익
CNBC는 1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데이터를 인용해 현금성 자산인 글로벌 머니마켓펀드(MMF)에 지난 7일까지 1주일간 89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이들 MMF 포트폴리오 내 실제 현금 보유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면서 자산을 내다팔고 시장 주변부로 나앉고 있다. MMF 수익률은 그동안 국채 수익률에 밀렸지만 올들어 강력한 금리인상 속에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률에서 국채에 앞서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 폴 튜더 존스 등도 이제는 현금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달리오는 오랫동안 현금은 투자에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최근 생각을 바꿨다고 밝힌 바 있다.
존스 역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가치 있는 투자 수단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리오의 생각이 100% 옳다면서 지금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매진할 땐 현금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은 지난 3·4분기 0.5% 수익률을 기록해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낸 자산이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S&P500지수는 5% 하락해 2015년 이후 최악의 3·4분기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행동주의 투자자인 헤지펀드 코스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임스 래스터는 연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래스터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머뭇거리면서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 '펄펄 끓게' 만들더니 이제는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시장을 '녹아내리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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