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 수준인 8만명대에 그칠 것이란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취업자 수 감소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 투입 감소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노동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일 발표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전망'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 8만4000명으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 5월 경제전망 발표 때는 취업자 수가 올해 60만명, 내년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전망치는 높이고 내년 전망치는 낮췄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취업자 수는 평균 89만명 증가한 상태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상반기에 판단했던 것보다 커졌다고 판단해 (내년 취업자 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며 "올해도 4분기에는 1∼3분기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 증감을 인구구조 변화에 기인한 부분과 고용 여건 변화(고용률 변화 기여도)에 기인한 부분으로 나눠 분석했다.
고용 여건의 취업자 증감 기여도는 올해 77만1000명에서 내년 10만2000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고용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인구구조 변화도 내년 취업자 수를 1만8000명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그동안은 인구가 늘면서 취업자 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져 왔는데, 내년에 처음 감소 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KDI는 "핵심노동인구 비중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도 향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구구조의 변화는 향후 취업자 수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KDI는 "여성, 젊은 고령층, 외국인 등 인력풀 활용도를 높이고, 출산율 제고 노력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노동 공급의 양적인 개선과 함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 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KDI는 올해 코로나19 위기 장기화와 경기 회복세 약화에도 불구하고 고용 여건이 매우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적응하는 과정에서 배달·디지털·보건·돌봄 등 관련 분야의 노동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KDI는 분석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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