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美, 12월엔 빅스텝" 확신 굳히는 시장.. 킹달러시대 끝날까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2 05:00

수정 2022.11.12 08:59

美 10월 물가지수 7.7%.. 1월 이후 최저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에 환율도 하락
11월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11월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강달러 현상으로 144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까지 급락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1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보이며 7%대를 기록한 덕분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그간의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한 풀 꺾인 인플레에 미 연준 내달 ‘빅스텝’ 가능성 대두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 기록한 8.2%에서 올해 2월(7.9%)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1월 기록한 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7.9% 상승치도 밑돌았다.

10월 근원 CPI 상승률도 지난 9월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달리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시장이 예상한 6.5%와 전달 상승률 6.6%를 하회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연준의 긴축 속도 완화 기대에 4% 아래로 떨어졌다. 금리 하락 폭은 23bp에 달했다. 2년물 국채금리도 27bp가량 떨어지며 4.30%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81%로 보고 있다. 하루 전 56.8%에서 CPI 보고서 발표로 이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반면 5연속 자이언트 스텝,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43%대에서 이날 19%대로 크게 떨어졌다.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80.93포인트(3.37%) 오른 2483.16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9.10원 내린 1318.40원, 코스닥 지수는 23.44포인트(3.31%) 오른 731.22에 장을 마감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80.93포인트(3.37%) 오른 2483.16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9.10원 내린 1318.40원, 코스닥 지수는 23.44포인트(3.31%) 오른 731.22에 장을 마감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 "기준금리 속도조절에 환율 안정세 찾을 것”

최근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줄곧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장중 한때 1400원 아래로 내려간 이후 다음날 바로 1380원대로 내려가 2거래일 만에 34.3원이나 떨어졌다. 이에 더해 CPI 결과까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자 11일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9.1원 폭락한 1318.4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가장 눈 여겨 본 물가 지표가 하락하자 당분간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자체는 1400원대는 넘지 않을 거고 금리를 올려도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1300원대에서 횡보할 것”이라며 “대외불안요인이 많긴 하지만 어쨌든 1300원 초중반에서 안정세를 보일 수 있는 상태”라고 전망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12월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과 함께 주요국보다 나쁘지 않았던 미국의 경기가 현재 고용지표 빼고는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 달러화 강세를 진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기존에 시장은 1300원대 진입을 내년 1·4분기로 봤으나 이번에 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위험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고 원화를 비롯한 위안화, 파운드화 등 타 통화의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미 연준이 기존의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장은 “CPI 결과가 시장의 기대치와 부합했지만 기존 미 연준의 스탠스가 급하게 바뀌지 않아야 인플레를 진정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기존의 긴축 기조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인플레 정점이 지나가 1300원대로 떨어진 환율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