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불이 난 차량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60대 남성이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해 화제다.
지난 15일 오전 1시 27분쯤 광주시 동구의 한 도로에서 6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화단형 중앙분리대와 충돌해 불이 붙었다. 운전자 A씨가 의식을 잃은 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못해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폭발이 우려되는 긴급한 상황을 목격한 시민 2~3명이 A씨를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먼저 경찰과 소방에 신고하고, 불이 난 차량에서 A씨를 구조하기 위해 차 손잡이를 당겼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제보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유리창 깨야 돼. 유리창 깰 만한 거"라며 다급하게 도구를 찾았다.
그때 사회인 야구를 즐기던 한 시민이 차 트렁크에 갖고 다니던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왔다. 또 다른 시민은 큰 돌덩이로 뒷좌석 창문을 깨뜨렸지만 운전자를 구조하기는 힘들었다.
그는 다시 야구방망이를 전해 받고 앞 좌석 창문을 깨보려 했지만 '캉' '캉' 소리만 울려퍼질 뿐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그 사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한 시민이 어딘가로 가더니 쇠 파이프를 구해와 유리창을 내려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쇠 파이프로 창을 치는 소리에 가까스로 의식을 차린 운전자가 문을 열었고, 한 시민은 운전자가 안전하게 피할 때까지 차 문을 놓지 않았다.
탈출과 동시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은 화재 진화와 사고 처리에 나서 신고 10분 만에 완전히 진화했다.
A씨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씨를 구조한 시민에게 감사장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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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불이 붙은 모습을 목격한 시민 2~3명이 경찰과 소방에 신고하고, 불이 난 차량에서 A씨를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A씨는 손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10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지병 때문에 운전 중 의식을 잃은 걸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사고 전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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