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두 발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 내에 떨어져 사상자를 내면서 방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력 증강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생산하는 무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폴란드로 향한 미사일..긴장감 고조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숨지면서 동유럽 일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4조 발동을 검토하고 군 대비태세를 격상했다. 러시아와 나토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면서 인접한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방위력 증강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은 올해에만 폴란드와 124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무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폴란드와 체결한 124억 달러 계약 규모는 이번 천무 계약에 더해 지난 8월 26일 체결한 K2 전차 및 K9 자주포, 9월 16일 체결한 FA-50 경공격기의 이행계약 수주액을 합한 금액이다.
■ “유럽, K-방산 무기 도입 속도 낼 수 있어”
이번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는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루마니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빠른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내 방산업체들과 계약을 서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K9 자주포 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8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한 노르웨이는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전차 구매 여부를 올해 안에 정할 예정이다. 에스토니아도 K9 추가 주문을 검토 중이다. 루마니아는 지난 9월 '한·루마니아 국방협력증진 의향서'를 맺었다. 루마니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의향서에는 K2, K9, K21보병전투장갑차 등 가운데 하나를 수출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도 각각 FA-50, 천궁-Ⅱ를 앞세워 수혜주가 될 여지가 있다.
K-방산의 경쟁력은 이른바 ‘가성비’와 빠른 납기에 있다. 다른 나라 무기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국이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면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많은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달 19일 출고한 K2, K9 초도물량은 12월 폴란드에 인도될 예정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과 관련해선 상황 파악이 우선이겠지만 안보 불안은 더 고조될 수 있다”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동유럽, 북유럽 국가들이 군비 증강에 속도를 낼 수 있어 무기 수출을 하는 우리 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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