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이 사무국장 해임하며 갈등 시작
'채용한 적 없다 vs 월급 받고 있다' 맞서
체육회장 선거 앞둔 정치싸움이라는 시선도
'채용한 적 없다 vs 월급 받고 있다' 맞서
체육회장 선거 앞둔 정치싸움이라는 시선도
【파이낸셜뉴스 고창=강인 기자】 전북 고창군체육회가 사무국장 자리를 두고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사무국장을 임명한 적 없다는 체육회장과 실무를 보며 월급까지 받고 있다는 사무국장이 맞서며 볼썽사나운 촌극을 벌이는 중이다.
22일 고창군체육회에 따르면 오교만 고창군체육회장은 최근 김정연 고창군체육회 사무국장을 해임하며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에 김정연 사무국장은 사유 없는 해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달 초부터 체육회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6·1지방선거 직후 전임 사무국장이 개인사정으로 사퇴하자, 빈자리를 권한대행으로 맡은 것이다. 태권도 선수와 지도자로 오래도록 활동한 경력이 반영된 결과였다.
오교만 체육회장은 '고창군체육회 사무국장 궐위에 따른 권한대행 발령 승인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식문서에 직접 서명하며 김 사무국장의 활동을 인정했다.
하지만 돌연 김 사무국장을 애초에 임명한 적이 없다며 업무에서 배제해 논란을 낳고 있다.
고창군체육회 사무국장은 회장의 추천으로 이사회 동의를 얻어 임용된다. 오 회장은 김 사무국장을 임명한 적이 없고 이사회 동의도 받지 않아 해임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애초에 임명한 적 없는 사람이 사무국장으로 와서 업무를 봤다는 것이다.
이 같이 비상식적인 상황에 지역에서는 다음달 22일 치러지는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정치싸움 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기상 전 고창군수가 집권한 민선7기 시절 회장에 당선된 오 회장이 민선8기를 맞으며 사무국장에 앉은 김 국장을 견제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연 사무국장은 "(오 회장이) 오라고 해서 왔고 군민체육대회 같은 행사도 잘 치렀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사무국장이라고 부르며 업무를 지시했다"며 "4대 보험도 가입하고 월급도 체육회에서 받았다. 근데 채용한 적이 없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도 빨리 열어서 (사무국장 임명) 동의를 구했으면 될 걸 왜 안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교만 회장은 "처음부터 그 사람(김정연)은 사무국장이 아니었다. 사무국장이 아니기 때문에 해임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라며 "전제 조건이 보수도 줄 수 없고 자리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와서 일을 했다. 그래서 일하라고 놔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맹점이 되는 사무국장 급여에 대해 "본인이 내 허가 없이 사무국장 전결로 처리한 것"이라며 "내가 부당 해고한 것이면 고발하면 될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면 김정연 사무국장과 고창군체육회 행정 직원들은 체육회 공금을 횡령한 것이 된다. 하지만 고창군체육회 내부 직원은 오 회장과 상반된 말을 하고 있다.
고창군체육회 한 직원은 "(갈등을 겪는) 이런 상황에 말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도 "(김정연 사무국장) 급여는 내부결제를 통해 회장에게 물은 뒤 지급하라고 해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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