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추운 날 이렇게 고생해서 어떡해요. 비었던 연탄 창고가 가득 차니까 내 마음이 벌써 따뜻해요."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삼성동에 거주하는 A씨는 연탄을 들고 온 파이낸셜뉴스 임직원들에게 귤과 커피, 율무차를 내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전재호 파이낸셜뉴스미디어그룹 회장,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 등 임직원 20여명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연탄을 후원했다. 특히 파이낸셜뉴스는 올해 처음으로 노사가 함께 연탄 나눔 봉사에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번 봉사는 추운 겨울 소외된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내 기독교 모임인 신우회가 앞장섰고, 노사가 함께 팔을 걷어붙인 결과다.
이날 봉사는 임직원들이 오후 2시경 서울 관악구 양산어린이공원에 모여 앞치마와 팔토시를 착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임직원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도 풀었다. 그후 약 2시간 동안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삼성동 소재 4가구에 연탄을 전달했다.
특히 2번째로 방문한 집의 경우 거주인 B씨는 봉사단을 보자 마자 박카스와 비타500을 나눠줬다. 연일 올라가는 기름값에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1층 거실겸 부억에 연탄난로를 들여놔 당장 쓸 연탄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연탄을 나눠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다. 그는 집앞에 쌓인 연탄 200장을 부엌 한켠에 옮겨 놓을 자리까지 미리 신문지로 길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연탄 봉사단을 기다리는 배려도 해줬다. B씨는 "연탄난로만 있고 연탄이 없어 온기 조차 없었는데 이렇게 봉사단이 오니 연탄을 때기 전에 집안에 온기가 돈다"고 말했다. 이처럼 봉사활동을 지켜보던 이웃 주민은 "부럽다. 우리 집에도 연탄이 필요한데. 우리도 배달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한 직원은 "연탄을 나를 때보다 쌓을 때 더 많은 힘이 필요했다"며 "무너지지 않게 요령껏 쌓아야하는데다 부서질까 슬며시 내려놓아야해서 힘들었지만 연탄 봉사 도중에 주민들이 배풀어준 온정에 오히려 고마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조민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간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약 1%가 아직 연탄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며 "지난 2~3년 코로나19 유행으로 대외활동이 줄어들면서 힘겨웠는데 올해는 다시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추위를 많이 타 4~5월까지도 연탄을 사용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후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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