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텍사스주 당국이 삼성전자의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 지원을 위한 세금 감면 인센티브 제공을 승인하며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1676억달러(약 218조원)을 투자해 2034~2042년까지 매년 1개의 신규 공장을 가동하는 장기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승인으로 삼성전자의 재산세 감면 규모만 6조원이 넘을 것으로 파악됐다.
■ 삼성 '챕터 313' 인센티브 수혜
13일 미국 텍사스주 외신들에 따르면 텍사스주 테일러 교육구 당국은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신청한 반도체 공장 9곳의 투자 계획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을 승인했다.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인 '챕터 313'는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인센티브 지원 승인을 통해 삼성전자는 48억달러(약 6조2600억원)의 재산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이 챕터 313을 신청한 지역은 텍사스주의 테일러 독립교육구(ISD)와 매너 ISD다. 각각 테일러 신축 공장 부지, 기존 오스틴 공장이 있는 지역이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는 약 509만9039㎡ 부지에 9개의 추가 펩(반도체 실험실)이 건설될 예정이다.
완공땐 최소 2000개의 직접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170억달러(약 22조2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칩 제조시설을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가 신청한 인센티브 신청서에 따르면 추가 공장은 최소 1676억달러(약 218조8800억원) 자본 투자로 8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현재 테일러 반도체 공장에 초기 투자한 170억달러의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일러 당국의 챕터313 인센티브가 승인된 게 맞다"며 "추가 투자 계획을 제출한 건 맞지만 투자 규모나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북부 오스틴에 2개의 추가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매너 독립 교육구에 인센티브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국서 파운드리 한판 승부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계획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 승인되며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TSMC는 최근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의 3배 이상인 300억달러(약 52조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주요 반도체 소비기업인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이 TSMC의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결정하며 삼성전자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4년 11월 완공 목표인 신공장 완공을 1년 반가량 앞두고 벌써부터 극자외선(EUV)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첨단공정의 핵심 장비인 만큼, 조립과 문제해결을 전담을 팀을 선조직해 신뢰도 향상을 통한 고객사 확보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 10월 '파운드리포럼 2022'에서 테일러시에 5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파운드리 투자를 공개한 바 있다. 통상 5나노이하 첨단공정에 EUV가 적용되는 만큼 신규 인력은 테일러 신공장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40.6%p로 전분기 (37.0%)보다 더 벌어졌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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