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세표준 구간의 법인세율을 1%씩 낮추는 2023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경제 전반의 활력을 확실히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산업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중견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 추가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8일 발표한 ‘2023년 중견기업 규제 및 애로 개선 과제 100선’를 통해 “2021년 기준 전체 고용의 13.1%(159.4만 명), 매출의 15.4%(852조7000억원) 등 전체 기업의 1.4%, 5480개 중견기업의 높은 경제 기여도를 감안할 때 위기 극복의 가장 신속한 해법은 규제 개선을 통해 중견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견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선 과제 100선’은 올해 2월 최진식 회장 취임 직후부터 대폭 확대한 중견기업 현장·서면 조사, 업종·분야별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 경영 애로와 15개 부처별 필수 해소 규제로 구성했다.
국가 R&D 지원 체계 개편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 8건, 세제 분야 10건, 기업승계 분야 6건, 고용·노동 분야 8건, 금융 분야 4건, 환경 분야 25건 등 중견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관행적인 분야별 규제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현장의 애로가 폭넓게 망라됐다.
특히 중견련은 모든 규제 개선에 앞서 2024년 일몰을 앞둔 ‘중견기업 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함으로써 안정적인 중견기업 육성·지원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세제 분야에서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제 지원 범위 전체 중견기업 확대, 기업규모와 무관한 R&D 투자 세액 공제 상향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신산업 진출 및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려면 OECD 평균으로 상속세 인하, 전체 중견기업까지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 업종 유지 조건 폐지 등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연부연납 비상장주식 납세 담보를 허용하는 등 기업 영속성을 강화하는 법·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고용·노동 분야에서는 불법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노조의 사업장 불법 점거 금지 등 노동 편향적 노사관계법제 개선, 지역 및 뿌리 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 개선 등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중견련은 과실에 의한 산업재해에 대해서도 중형을 부과하는 등 과도한 처벌 규정과 모호한 기준으로 기업 현장의 애로를 가중하고 있는 중대재해 처벌법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중복 규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중견련은 환경 분야 R&D 활성화와 신규 사업 개발 등을 위해서는 R&D용 화학물질 등록면제 절차 간소화, 폐기물 재활용 규제 완화 등도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중견련은 "‘개선 과제 100선’을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처별 릴레이 정책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애로와 규제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국부의 원천,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우리 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일치된 목소리”라면서, “민간주도성장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가동할 2023년을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을 둘러싼 경직적인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모든 산업 부문에 포진한 중견기업의 혁신과 도전의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