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울 남산처럼… 부산 랜드마크 '황령산 전망타워' 생긴다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5 18:53

수정 2023.01.05 18:53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성사업
18년 표류 끝 도시계획 심의통과
케이블카 안전·환경 훼손 최소화
매년 영업익 3% 공공기여 조건
민간사업자 대원플러스그룹
"친환경 로프웨이 이동방식 적용
日하코다테 능가 야경명소 목표"
일부 환경단체들 반대 입장 여전
서울 남산처럼… 부산 랜드마크 '황령산 전망타워' 생긴다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조성 사업에 들어간 황령산 봉수 전망대 조감도(위쪽 사진). 5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주관 집회에 참여한 부산지역 109개 단체 200여명이 제대로 된 황령산 생태관광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원플러스그룹·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제공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조성 사업에 들어간 황령산 봉수 전망대 조감도(위쪽 사진). 5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주관 집회에 참여한 부산지역 109개 단체 200여명이 제대로 된 황령산 생태관광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원플러스그룹·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제공
부산의 미래가 달린 2030세계박람회 유치와 맞물려 관광산업 도약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황령산 봉수 전망대 조성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5일 부산시와 관련업계,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황령산 유원지 및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이 최근 부산시 도시계회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지난 18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민자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황령산 개발사업은 '부산에도 서울 남산타워와 같은 랜드마크 전망대가 꼭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여망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 관광산업 활성화에 탄력을 가하기 위해 부산시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논의를 거듭해온 프로젝트 중 하나다.

부산시는 지난 2004년 '아시아드 타워개발'을 위한 민자유치 발표를 시작으로 2012년 '황령산 종합관광개발계획', 2017년 '관광진흥계획' 등을 통해 황령산 전망타워 조성계획을 내놓았지만 일부 환경단체 반대에다 민간 사업자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표류를 거듭해왔다.

이 때문에 부산시가 예산 투입 없이 엄청난 민간자본을 유치해 추진하려는 계획에 많은 난관을 겪어온 황령산 전망대 사업 성공을 위해 그만큼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 본사를 둔 민간 사업자인 대원플러스그룹이 지난해 8월 부산시에 황령산 봉수전망대 개발 계획을 제안하게 되고, 이번에 재심 끝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치게 됐다.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번에 황령산 개발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면서 케이블카 진입도로 안전성 확보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것 등 주문 조건을 내걸었다. 건축물 안전성 확보와 디자인 자문, 매년 영업이익 최소 3% 이상을 공공기여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이 같은 조건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성사업은 조만간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받은 뒤 교통영향·환경영향·재해영향평가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는 절차를 밟게 된다.

대원플러스그룹은 황령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전망대를 세계 3대 야경으로 조성해 엄청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일본 하코다테를 능가하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할 황령산 봉수전망대는 '자연과 조화되는 풍경'을 주제로 부산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긴 특별한 형태의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역사문화유산인 봉수대 재생을 모티브로 해 부산전역을 동서남북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망대와 컨벤션 기능을 포함한 복합문화전시홀, 봉수박물관, 부산노포음식문화체험관, 복합문화예술공유센터, 부산여행자센터 등의 관광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전망대는 황령산의 풍경을 유지하기 위해 지형 그대로 계단식으로 배치하고, 상부에는 기존의 식생 그대로 녹화를 해 시설물 전체가 산의 일부로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대중 대원플러스그룹 사업단장은 "일본 하코다테의 경우 전망대가 위치한 산이 희귀식물의 보고로 꼽힐 정도로 많은 수종으로 이뤄져 있는 곳이지만 '로프웨이' 설치로 이를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황령산 역시 이보다 더 친환경적인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최대 관광지인 도심 서면에서 황령산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버스를 단 '로프웨이'를 설치, 관광객과 이동약자가 편리하게 전망대를 관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540m 친환경 로프웨이는 중간에 지주대 없이 서면과 황령산 정상을 친환경적으로 연결하게 된다.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황령산 개발사업에 대해 예상됐던 일부 환경단체들의 반대 입장이 발표됐다.

부산환경회의와 부산시민운동단체 연대는 지난 3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령산은 도시 정중앙에 위치한 숲으로 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휴식과 치유의 장"이라며 "부산시와 개발업체는 황령산의 생태환경적 기능과 가치를 무시하고 관광을 빙자한 개발논리만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등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과 또 다른 의견을 가진 환경단체들이 5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즉각 반박 집회를 통해 '지역발전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개발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는 논리는 더 이상 안된다'는 취지의 반박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 주관으로 열린 집회에는 부산바로세우기시민연대, 부산을 가꾸는 모임, 부산시민단체협의회, 서부산협의회, 동부산발전협의회, 부산NGO연합, 환경운동실천연합, 수영강생태보전협회, (사)산수보전협회 등 109개 단체가 동참해 '제대로 된 황령산 개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2대 도시 부산이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탈기업의 가속화로 경제는 정체돼가고 서구, 중구, 동구, 영도구는 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 대책 없는 반대'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계기로 삼락생태공원 국가정원 지정과 황령산 랜드마크 조성 등 관광활성화만이 부산이 살 길이라는 데 부산시민들의 공감하고 더 많이 동참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산경제살리기 운동본부는 "환경과 파괴가 반대의 명분이라면 광안대교 설치도 하지 말았어야 했고, 아파트 재건축까지 일체 중지하는 등 모든 경제활동을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면서 "황령산 주변을 생태환경으로 제대로 정비해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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