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대책 효과 서울 부동산 훈풍
아파트 매수심리 8개월래 반등
“다음은 우리 차례” 강남 급매 줄어
압구정 현대 닷새만에 5건 회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도
아파트 매수심리 8개월래 반등
“다음은 우리 차례” 강남 급매 줄어
압구정 현대 닷새만에 5건 회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도
정부의 1·3 부동산대책 이후 규제완화에서 제외된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부동산시장 전반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매가 하락폭이 축소되고, 반년 넘게 이어지던 매수심리도 반등했다. 강남권 일대도 올해 상반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추가 규제완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매물 회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 집주인들 급매물 회수
8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규제 해제대상에서 제외된 강남구에서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 7차 아파트 단지는 지난 1일 34건이던 매물이 닷새 만에 급매물 중심으로 5건이 회수됐다. 같은 기간 강남·서초구의 매물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급매물이 증가하던 추세가 꺾인 모양새다.
강남구 공인중개사 C씨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급매물을 회수할지 문의하는 전화도 늘어나는 등 다른 집주인들도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과 강남권의 급매물이 줄고 있는 것은 다음은 '우리 차례'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은 여의도와 압구정은 오는 4월, 청담동·대치동 강남 주요지역이 6월 2일에 만료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집주인이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위한 매수가 제한된다.
서울 여의도 인근인 당산동 당산삼성래미안의 매물은 26% 감소했다. 이 단지는 지난 1일 매물이 27건에서 6일에는 20건으로 줄어들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그동안 간간이 급급매 정도만 나가는 수준이었지만, 정부의 규제완화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급매로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지난 1일 대비 6일까지 집계한 지자체별 매물 추이를 보면 강북구가 1004건에서 970건으로 가장 많이 매물이 감소했다. 이어 동작구가 1917건에서 1895건으로, 서대문구는 1703건에서 1684건으로 각각 줄었다. 강남구는 0.4% 매물이 감소했으며 노원·강서구도 각각 매물이 0.1% 줄었다.
이 외에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 주공) 견본주택 인근에는 분양권 전매를 중개하려는 '떴다방'이 등장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규제완화 효과 기대감 고조
전방위 규제완화 효과는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이 집계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전주 대비(63.1) 1.0p 반등했다. 지난해 5월 첫주(91.1) 이후 8개월(35주) 만에 처음이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 하락률은 0.67%로 9개월 만에 낙폭이 둔화됐다. 8주 연속 경신하던 역대 최대 하락세도 멈췄다. 1·3대책 규제지역 해제 효과가 반영되는 이번 주 이후에는 하락폭이 더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급매물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신고건수는 지난 6일 현재 558건이다. 실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11월 거래량 730건을 웃돌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은 현상은 간단히 말해 너무 싸게 팔지 않고 보유 상태로 기다리겠다는 심리의 반영"이라며 "규제 해제 분위기 속에서 자기 부동산을 헐값에 급매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완화 정책 직후엔 일시적으로 매물을 거두는 움직임이 있다"며 "보통 규제완화 후 매물을 거둬들였다가 시장의 반응이 없을 경우 다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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