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지정
강릉 도심·관광지 4개 노선 시범 운행
【파이낸셜뉴스 강릉=김기섭 기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강릉에서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탑승, 바닷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이 매일 운행되면서 자율주행차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특히 운전석이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차량을 타고 관광지를 둘러본 이용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강릉시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관광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강릉에는 교통정보를 빅데이터로 저장해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신호체계를 제공하는 지능형 교통체계(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가 올해말까지 구축된다. ITS까지 구축되면 강릉은 지능형 교통시스템과 자율 주행이 결합된 진정한 미래 모빌리티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 자율주행차 총 5대 운해...4개 노선 투입
운전기사 없이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되는 자율주행 차량이 지난 9일부터 강릉지역 주요 관광지를 달리고 있다.
15일 강릉시에 따르면 관광지에 투입된 자율주행 차량은 셔틀형 2대, 개조형 3대 등 모두 5대며 최대 탑승 인원은 개조형 5명, 셔틀형 15명이다.
자율주행 차량은 A, A-1, B, C 등 모두 4개 노선에 투입된다. A노선(5.8㎞)은 도심에서 관광지를 연결하고 A-1노선(4㎞)은 초당과 아르떼뮤지엄, 올림픽뮤지엄 사이를 순환한다. B노선(6㎞)은 초당~선교장~오죽헌 구간을, C노선(4㎞)은 안목~강문해변 구간을 운행한다.
운전석이 없는 셔틀형 자율주행 차량은 A-1노선에서만 볼 수 있고 나머지 노선은 개조한 카니발이나 코나 차량이다.
자율주행 차량은 평일, 주말·휴일 구분없이 매일 운행하고 요금은 2026년 10월23일 ITS 총회 폐막 때까지 무료다.
차량에는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안전 관리요원이 배치돼 있으며 자율주행 호출 앱을 실행시킨 후 QR코드를 찍어 예약 정보를 입력해야 탑승할 수 있다.
관광객 이수진 씨(서울 은평구)는 "스스로 회전 교차로도 무리없이 통과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라며 "조만간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될 거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있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 ITS, 세계 100대 관광도시 진입 발판
강릉은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사업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지난해 6월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됐고 국토교통부의 2023년 ITS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데다 ITS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 및 학술대회인 2026 ITS 세계총회를 강릉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강릉시는 지난해 국비 294억원과 지방비 196억원 등 총사업비 490억원을 들여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 등을 갖춘 데 이어 올해말까지 총 750억원을 투입해 시 전역에 지능형 교통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106억원을 들여 스마트정보통합 컨트롤타워와 미래교통 체험 견학시설인 미래교통복합센터를 올해말까지 올림픽파크 내에 건립할 계획이다.
강릉시는 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2026년까지 47억원을 투입해 올림픽파크를 중심으로 강릉역, 강문해변, 오죽헌 등 15.8㎞ 구간에서 관광형 자율주행 차량을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관광형 자율주행차 운행에 이어 올해말 지능형 교통체계까지 구축되면 진정한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로 성장하게 된다"라며 "ITS 세계총회를 방문하는 전세계인들에게 강릉의 선진화된 교통 인프라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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