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수남 검찰총장', '윤갑근 검사장' 등 검찰 고위인사들의 이름이 언급된다. 또 전·현직 판사도 김씨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조계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가 대장동 관련 법조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공수처는 수사 착수를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언론이나 공개된 녹취록에서 나오는 정황만을 근거로 수사에 착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실관계 등 어느 정도 요건이 갖춰져야 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로부터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공수처가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된 사건을 자동으로 입건하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3월 사건사무규칙의 선별 입건 제도를 폐지했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공수처에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원칙적으로 공제번호를 부여해 '자동 입건'처리를 하게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이 제출되면 사건이 정식으로 접수되는 것이 맞다"며 "사건이 배당되면 자료조사 등 기초적인 조사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건의 특성상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서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판·검사 로비 고발장을 조만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검사나 판사를 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공수처"라며 "판·검사들의 이름 등 사실관계 파악이 끝나면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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