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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제조업... 여전히 움츠린 소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8 18:30

수정 2023.01.18 18:30

부산상의, 올 1분기 경기전망
3高에도 조선업 수주 증가 호재
제조업지수 전분기比 크게 회복
소매유통업종은 3분기연속 악화
기지개 켜는 제조업... 여전히 움츠린 소비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역 제조업은 조선업 등 일부 업종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등 추가적인 악화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소비시장은 경기침체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면서 하방 압력이 심화될 전망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8일 지역 제조업 250개사와 소매유통업 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1분기 부산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 1·4분기 지역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가늠하는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94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새해에도 경기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호전을, 그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다만 1·4분기 전망지수 94는 직전 분기의 78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1·4분기 전국 평균인 74보다도 크게 상회한 수치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역별로도 울산(85), 서울(82), 광주(81), 대전(78), 인천(64), 대구(56) 등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서도 단연 높은 수치다. 상반기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지역 제조업이 조선 관련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징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부터 조선기자재를 중심으로 장비제조업, 조립금속 등 관련 업종에 본격적인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업종별 지수를 들여다보면 기계·장비(125), 조선.기자재(116), 조립금속(110) 등이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경영부문별로는 매출(89), 영업이익(88), 설비투자(97), 공장가동(98) 등 지수 자체는 기준치를 하회했지만 대체로 지난해 4·4분기 전망치와 실적치를 상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매출전망에서도 조사업체의 절반 이상인 55.2%가 지난해 수준의 매출은 유지할 것으로 응답했다. 매출 10% 이상 증가를 전망한 기업도 15.6%에 달했다.

투자부문 역시 조사기업의 76%가 지난해 수준의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가운데 환율은 1313원, 자금조달 금리는 4.7% 수준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지역 제조업이 가장 우려하는 위협요인은 조사기업의 32.5%가 꼽은 고물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내수침체(23.0%), 고금리(17.2%), 원부자재 수급불안(10.6%) 등의 순이었다. 올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정책(29.1%), 외환시장 안정(23.2%), 자금시장 경색 완화(19.4%), 공급망 안정화(12.2%) 등이 꼽혔다.

이 같은 제조업 분위기와 달리 지역 소비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의 체감도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는 1·4분기 62를 기록해 2021년 1·4분기 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3분기 연속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설 특수도 예년처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자동차·부품(93), 섬유제품(80), 의복(80), 신발(87) 등 소비와 직접 연관된 업종의 전망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하회한 것도 이런 경기침체 분위기를 뒷받침한다고 보인다.


부산상의 경제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로 기업과 서민경제 전반에 막중한 부담이 전가되고 있으며 연초 경기는 한 해 경기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과감한 금리정책과 유동성 투입을 통해 경기부양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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