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도심에서 야생동물들을 포획하기 위한 덫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보호자들은 물론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하는 부모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탄천 산책길서 덫 발견 '사고위험'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수서), 송파(석촌)을 이어주는 탄천의 산책길에서 덫이 발견됐다. 당시 반려견과 함께 산책중이던 A씨는 탄천길에서 보도와 자전거 도로 옆에 흙으로 돼 있는 평평한 곳에서 사고를 당했다. 목줄과 리드줄을 착용한 채 보호자(A씨) 바로 옆에서 걷고 있던 반려견은 모래 밑에 파묻혀 있던 덫에 걸렸으며 119를 기다리며 덫을 빼려던 보호자의 손도 부상을 입었다.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덫을 제거했으며 A씨는 2차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뼈까지 다치는 큰 부상은 피했지만, A씨는 앞으로 산책길에 나설 반려견과 보호자들, 그리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해당 사고를 SNS에 공유했다.
A씨는 "탄천은 생태보호지역으로 불법 덫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현재 경찰서에 사건 접수 돼있는 상태이다"라며 "덫은 발을 딛기까지 존재유무를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파묻혀서 설치 돼 있으니 꼭 조심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보안카메라가 주변에 없고, 덫이 언제 설치 됐는지 몰라서 범인은 잡기 어렵겠지만, 공공기관에서 어떤식으로 진행하는지 지켜볼 예정이다.
애견 구하려다 손 다치는 일까지
아울러 A씨는 반려견과의 산책 중 덫에 걸릴 경우 △반려견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으로 눌러주고 △119로 바로 신고해 위치와 상황설명을 하며 △동행인이 있다면 근처 2차병원에 응급상황을 알리고, 도착 후 바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덫에 걸린 반려견이 고통에 몸부림치면 덫은 더욱 옥죄며 해당 부위의 부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해당 사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반려견 산책이 무서워진다", "도심 속 자연에서 쉴 수 있는 곳인데 덫이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등 공분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부산에서 반려견이 산책하는 도중 덫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9시 30분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캠핑장 인근 산책로에서 40대 외국인 남성 B씨가 덫에 의해 왼손 검지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B씨는 반려견과 함께 캠핑장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반려견이 풀 속에 설치된 덫에 다리가 걸리고 말았다.
필사적으로 반려견을 구하던 과정에서 B씨는 덫에 손을 크게 다쳤다. B씨는 "모두가 이용하는 공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사고현장 가까이에는 캠핑장이 있고 이곳까지 아이들이 놀던 모습도 기억한다"면서 "모두가 이용하고 안전해야 하는 이곳에서 내가 겪은 이 일은 충격적이다. 국민은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경각심을 일깨운 바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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