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요즘 챗GPT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치 전문가와 대화하는 것 같다. 기존 일부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수준의 대화 영역을 뛰어넘는다. 입력된 한정된 정보를 사람이 묻는 질문에 맞춤형으로 꺼내놓는 수준이 아니다. 특정 질문에 사람처럼 생각하고 응용해서 나름의 전문적 지식을 동원해 창조적인 발상이 녹아든 답을 내놓는게 바로 챗GPT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대화형 AI'라고 부르는가 싶다. 문득 한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챗GPT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AI라 외국인으로 간주하고, '외국인이 이순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점도 흥미를 돋웠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명장 이순신 장군 연구에만 수십년을 바친 전문가가 챗GPT에게 이순신에 대해 묻고 답한 걸 소개함으로써 챗GPT의 이순신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기로 했다.
해군 제독 출신인 김기노 서울여해재단 이순신학교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순신 전문가'다. 해군 제독 출신답게 가장 존경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다. 김 교수는 이순신을 혁신적 경영을 실천했던 인물로 꼽는다. 임진왜란 당시 수 적으로나 전력면에서나 절대적 열세에도 단 12척의 배로 대규모 일본 군함을 물리친 전략의 귀재 이순신의 리더십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들여다 본 것이다.
게이츠 "리더십 철학은?" 이순신 "팀웍과 믿음의 공유"
김 교수는 1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챗GPT의 활용 방법 중 하나로 가상의 만남을 시도했다. 빌 게이츠와 이순신이 만나는 것을 가정하고 질문을 던졌다. 가령 빌게이츠가 이순신을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이순신을 어떻게 대답을 하는지와 같은 방식이다. 이에 챗GPT는 빌 게이츠가 이순신에게 리더십 철학과 의사 결정 방법, 위기를 극복하는 이순신의 경험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고 봤다.
빌 게이츠의 질문에 챗GPT는 "이순신이 리더가 모범을 보이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철학을 언급하고, 의사 결정은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적보다 앞서기 위해 자신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는 방식으로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챗GPT는 이순신 리더십의 철학에 대해 "이순신은 모범을 보이고 사람들의 필요를 자신보다 우선시하 는 것을 믿었다. 그는 병사들과 선원들의 사기와 복지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들이 장비를 잘 갖추고 훈련을 받도록 했다"며 "그는 자신의 부대 내에서 강력 한 팀워크와 단합을 육성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했다.
'의사 결정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선 "이순신은 빠른 사고와 전략적 사고로 유명했다. 적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상황을 철저히 분석해 결정을 내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공유했을 것"이라며 "그는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고 적응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적보다 앞서기 위해 자신의 전략을 끊임없이 재평가하는 방법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험난한 상황을 헤쳐나가다' 부분에서 챗GPT는 "이순신은 임진왜란 당시 한국 해군을 이끌었던 경험을 고려 할 때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전략과 적보다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는 방법을 공유했 을 것이다. 그는 역경 속에서도 목표에 집중하고 중요한 것을 결코 놓치지 않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봤다.
일론 머스크는 어떤 질문을 할까?
김 교수는 챗GPT에게 선구적인 기업가이자 비즈니스 리더인 일론 머스크가 16세기 한국의 전설적인 장군이자 군사 전략가인 이순신을 만나는 가상의 시나리오도 질문했다.
챗GPT는 이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일론 머스크는 이순신에게 그의 리더십 철학, 위험 관리 및 혁신 접근 방식과 관련된 일련의 질문을 할 수 있다. 경계를 넓히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이 있는 머스크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이순신의 접근 방식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며 "그는 이순신이 불확실한 결과 앞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렸는지,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어떻게 잡았는지에 대해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챗GPT는 "머스크는 또한 이순신의 리더십 스타일과 그가 부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준 방법에 대해 물을 수도 있다. 그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이끌었던 가치와 원칙, 그리고 해군 내에서 어떻게 탁월한 문화를 구축했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머스크는 여러 성공적인 회사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이순신에게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과 앞서가는 자세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 그는 이순신이 어떻게 변화하는 상황을 예측하고 적응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해군을 최전방에 뒀는지 물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챗GPT는 총평으로 "이 가상 시나리오에서 일론 머스크는 이순신의 경험과 리더십 스타일에서 배우고 리더십과 전략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두 지도자 사이의 가상 대화는 미래 세대의 지도자들에게 귀중한 교훈과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거북선', 아이폰·갤럭시 폴드폰 같은 혁신적 디자인
김 교수는 챗GPT에 이순신 장군의 상징과도 같은 거북선에 대해 질문했다. 챗GPT는 거북선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려면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부적으로 △고객 요구 사항 이해 △문제 해결 기술 △창의성과 기발한 사고 △협업 △실험 및 반복 등이다.
특히 챗GPT는 거북선의 혁신적 디자인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거북선과 같은 혁신적 디자인을 갖고 있는 현대의 제품에 대해 질문했고, 챗GPT는 "애플의 아이폰,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스마트폰"을 답했다. 김 교수는 "이는 이순신의 거북선을 특별한 전투함으로 보는 기존의 시각보다 챗GPT의 관점이 보다 폭넓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챗GPT에게 '이순신이 살아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도 했다. 이에 챗GPT는 "이순신이 기술 발전과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가능성에 흥미를 느꼈을 가능성이 높으나 AI 및 그 사용에 따른 잠재적 문제와 윤리적 고려 사항도 함께 인식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는 혁신가 이순신이 현재를 살고 있다면 챗GPT로 상징되는 기술 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나, 단순히 그 장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의 문제점까지도 함께 파악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이순신의 특징까지 알려주고 있다"고 짚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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