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4.0 전략 로드맵 발표
이미 뒤처진 마당, 시간 없어
이미 뒤처진 마당, 시간 없어
4.0(4차산업)이란 농업(1.0), 제조업(2.0), IT산업(3.0)에 이은 미래산업을 일컫는 말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등을 기반으로 한다. 이 용어가 등장한 지 8년이 흐른 지금 세계 각국은 이미 산업의 구조를 4차산업에 맞게 바꿔가고 있다. 수천년에서 수백년 동안 변천해온 과거의 산업과 달리 4차산업은 변화 속도가 백배는 빠르다고 할 정도여서 한 번 뒤처지면 따라잡기 힘들어진다.
지난 정부 5년 동안 어영부영하는 사이 미국과 중국 등 4차산업 선도국들은 우리를 훨씬 앞질러 버렸다. 우리나라의 미래 첨단분야 기술 수준(2020년)이 미국의 60% 선이며 미래 유망 신산업분야에 한국 기업이 단 한 곳도 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지난해 말에야 정부가 신성장 4.0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그래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늦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우리의 강점은 속도 아닌가. 정부가 밝힌 로드맵대로만 제대로 추진해도 반쯤은 따라붙을 수 있다고 본다. '창조경제'를 비롯한 전 정권들의 구름 잡는 듯한 계획들이 왜 흐지부지되었을까. 겉만 번드르르하게 포장한 재탕, 삼탕, 종합탕을 거창하게 제시해 놓고 계속 챙기지 않아 용두사미가 되고 만 것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이보다 구체성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영 미덥지 못한 것은 과거 탓일 테다. 정책이 믿음을 얻으려면 발표한 로드맵대로 이행되는지 챙겨서 후속 발표를 이어가야 한다. 민간이 중심이 되어 실행에 옮겨야 하겠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다.
정부가 밝힌 대로 4차산업의 앞길을 가로막는 온갖 규제들을 먼저 풀어주고 제도를 보완해 기업들이 손쉽게 미래 산업을 펼치도록 멍석을 잘 깔아주어야 한다. 예산도 최우선 순위에 두어 확보해야 한다. 미래 기술 개발에 게을리하다 경제대국 순위에서 밀려나는 일본을 보면 우리가 멈칫거릴 시간이 없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를 위한 계획은 더 치밀하게 세우고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 경제가 회복될 때 그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난다. 반도체 업황이 어렵다고 신기술 개발을 게을리한다면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와 마주할 수 있다.
무엇보다 4차산업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한 먹거리임을 알아야 한다. 인구도 줄고 잠재성장력도 점점 떨어지는 현실을 타개하려면 앞서가는 선진국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 산업 경쟁에 뒤떨어져서는 소득 5만달러 시대를 맞는 데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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