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중은행 과점 허물기 속도낸다. 보험·증권·카드사에 은행업 허용? [정부發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6 18:20

수정 2023.02.26 18:20

금융당국 "아이디어 차원 논의"
영업장벽 허물어 실질경쟁 촉진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뉴시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뉴시스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를 위해 보험·증권·카드사가 은행 업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업무에 대한 인허가를 세분화는 '스몰라이선스' 방안 중 하나로, 경쟁력 있는 신규 플레이어(메기)를 영입하기보다는 인근 업권의 대어들을 들여서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며 선을 그은 가운데 시중은행에서는 보험·증권·카드사 진출에 따른 경쟁촉진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과점체제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기존 보험·증권·카드사에 은행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중은행 업무영역을 허무는 것은 보험·증권사 등 업계에서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라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와 맞물려 각 업계에서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아이디어 차원이지 구체화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개선 TF는 지난 22일 첫 회의를 하고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뿐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F에서는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 스몰라이선스·챌린저 뱅크 등 은행권 진입정책, 금융과 IT 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당초에는 스몰라이선스를 통해 신규 업체들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이미 인근 업권에서 자리를 잡은 보험·증권·카드사에 은행권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이 부상 중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미 은행업을 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예금·대출 업무 확대와 지방은행의 지점 증설 등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험과 증권, 카드사와 인터넷은행, 빅테크 업계에서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과 증권·카드사는 법인의 지급결제를 허용하고,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을 완화하는 방안, 빅테크는 대출 비교플랫폼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벌써부터 인근 업권의 '대어 진입'으로 인한 경쟁촉진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들어왔는데도 은행권 경쟁구조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권사 계좌도 이미 입출금이 다 되는데 그렇다고 증권사 계좌에 돈이 몰리지 않았다.
기존에 다 하고 있는 제도들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상반기 개선방안 마련을 목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 중"이라며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여서 기존에 업계에서 거론됐던 방안들을 포함해 여러 안들을 들여다볼 것이다.
법 개정 사안도 포함될 수 있어 실제 제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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