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물부족 우려 속에서도 미국 접경 지역인 멕시코 몬테레이에 새 기가팩토리를 짓기로 멕시코와 합의했다.
사실상 멕시코 정부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브리핑에서 테슬라가 멕시코 북부 접경지대인 몬테레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각 주정부가 테슬라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던 누에보레온주의 몬테레이가 최종 낙점됐다.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이 이 지역은 가물어 테슬라 공장이 들어설 경우 물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절대 불가'를 천명하고 나선 바 있지만 결국 머스크의 고집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로페스 오브라도는 공장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테슬라가 3월 1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페스 오브라도는 이어 "좋은 소식이다. 그렇다. 테슬라라는 회사가 멕시코에 온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공장은 아직 유보 상태이지만 자동차 공장이 들어선다. 거대한 규모다"라고 강조했다.
몬테레이에 들어서는 테슬라 공장은 미 남부 텍사스 국경에서 자동차로 수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으로 테슬라의 라틴 아메리카 최초의 공장이 된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에 4개,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인근에 각각 1개씩 공장이 있다.
누에보레온주의 사무엘 가르시아 주지사도 이날 트윗으로 "멕시코가 이겼다. 누에보레온이 이겼다. 우리 모두가 이겼다!"고 환영했다.
테슬라 공장 입지는 멕시코가 미국과 접경지대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했다.
공급망 차질, 중국과 긴장 고조 속에 임금이 낮고 인력이 풍부하면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가 이번에 테슬라 공장까지 품게 됐다.
이미 멕시코는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미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관세도 없고, 미국내에서 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혜택을 받는다.
미국은 멕시코에 상당한 특혜도 주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기차들도 세제혜택을 받는다.
독일 BMW는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대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혜택이 주어지는 멕시코에 8억유로(약 1조1240억원)를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