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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리퍼 드론, 흑해 상공서 러 전투기에 추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5 03:30

수정 2023.03.15 03:30

[파이낸셜뉴스]
미국 공군 소속 MQ-9 리퍼 드론이 14일(현지시간) 흑해 공해상에서 러시아 전투기들의 공격을 받아 추락했다고 미 공군이 밝혔다. 2016년 3월 9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리퍼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공군 소속 MQ-9 리퍼 드론이 14일(현지시간) 흑해 공해상에서 러시아 전투기들의 공격을 받아 추락했다고 미 공군이 밝혔다. 2016년 3월 9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리퍼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 전투기들이 14일(이하 현지시간) 흑해 상공에서 미 공군 소속 드론을 사실상 격추했다고 CNN, CNBC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날 흑해 상공에서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있는 MQ-9 리터 드론이 러시아 전투기의 공격을 받아 프로펠러에 손상을 입고 추락했다.

미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흑해 공해상 상공에서 미 리퍼 드론과 러시아 수호이27(SU-27) 전투기 2대가 작전 중이었다.

그러다가 러시아 전투기 한 대가 의도적으로 드론 앞으로 끼어들었고, 드론 앞에 연료를 뿌렸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투기 한 대가 리퍼 뒤 쪽에 장착된 프로펠러를 손상시켰다면서 프로펠러 손상으로 리퍼가 흑해 공해 상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직접적으로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 간에 접촉이 이뤄진 최초의 사례다.

러시아 공군이 사실상 미 드론을 격추한 셈이어서 양국간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

미 공군은 러시아측의 이번 행동이 "무모하고, 불건전하며, 프로답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유럽·아프리카 공군 사령관 제임스 헤커 장군은 성명에서 "이날 중부유럽시간(CET) 기준으로 오전 7시3분께 러시아 SU-27기 한 대가 MQ-9의 프로펠러를 공격해 미군이 어쩔 수 없이 MQ-9을 공해상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해커 장군은 "충돌 전 수 차례에 걸쳐 SU-27 전투기들이 연료를 분사했고, 무모하고, 불건전하며, 프로답지 못한 방식으로 MQ-9 앞으로 끼어들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러시아군의) 경쟁력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그들이 안전을 지키지 못하고, 프로답지 못하다는 점까지 부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통조정관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관련 사건을 브리핑했다.

커비 대변인은 흑해 상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미 항공기를 방해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 수주일 간 여러 차례 이같은 방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건은 이례적인 것으로 러시아가 얼마나 "안전하지 못하고, 프로답지 못하며,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러시아 공군기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흑해에서 작전을 해 왔지만 이같은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이 지역 감시를 위해 흑해 상공에서 리퍼 드론을 운용해왔다.

리퍼 드론은 최대 5000피트(약 1500m) 상공을 비행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오랜 기간 정찰도 가능하다.

미국은 그러나 이 드론을 정찰 목적으로만 활용하지는 않는다.
정밀 폭격에 리퍼를 활용해 '하늘의 암살자'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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