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70달러선 붕괴
SVB 이어 유럽 CS 위기 악재
골드만도 "美 경제 침체 우려"
안전자산 금 온스당 1931달러
국제유가가 15일(이하 현지시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6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주 붕괴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충격이 이날 유럽 금융권의 약한 고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유럽 은행들을 강타하면서 경기침체, 이에 따른 석유수요 둔화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SVB 이어 유럽 CS 위기 악재
골드만도 "美 경제 침체 우려"
안전자산 금 온스당 1931달러
■2021년 이후 첫 70달러 붕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WTI 4월 인도분은 전일비 배럴당 3.72달러(5.2%) 폭락해 67.61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년 4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급락했다. 런던 ICE에서 브렌트 5월 인도분은 전일비 5% 가까이 급락해 73달러 수준으로 밀렸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중소 은행들의 잇단 도산 사태 직후 유럽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까지 번진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시장 마감 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이 "CS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가까스로 위기가 진정됐다.
앞서 CS 최대 투자자인 사우디국립은행은 현재 지분율이 9.9%여서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경우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며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해 CS 위기를 부추긴 바 있다.
■골드만, 美성장 전망 1.2%로 하향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SVB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CS 위기를 통해 미국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은 중소은행들이 SVB 붕괴 충격으로 인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실물경제에 돈이 잘 돌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3%p 낮춘 1.2%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메리클과 마누엘 아베카시스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중소은행들은 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대출 타격은 주로 중소은행들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으로 돈이 몰렸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고, 금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비 온스(31.1g)당 20.40달러(1.1%) 오른 1931.30달러로 마감해 지난달 1일 이후 6주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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