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빅스텝' 가능성 줄어
추경호 "2분기 물가 3%대 전망"
정부 예측대로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예상과 부합한다.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5.2%로 소폭 반등했지만 2월엔 4.8%로 다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추경호 "2분기 물가 3%대 전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별한 외부요인이 없다면 물가는 둔화세를 계속할 것"이라며 "2·4분기엔 3%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빅스텝 보폭 줄이나
19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가운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긴축 강화를 주장하는 매파가 다소 힘을 잃으며 한미 간 역전된 금리격차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당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6%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고, 일부에선 7%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가 최근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국 물가상승률도 둔화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PPI는 기업과 소비자가 공급업체에 지불하는 가격을 반영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선행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전년동월 대비로도 1월 5.7% 오른 것에 비해 2월은 4.6% 상승으로 둔화되는 모양새다. CPI 또한 전년동월 대비 6.0% 상승에 그치며 1월(6.4%)보다 오름세가 줄었다. 연준의 '빅스텝(0.50%p 금리인상)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안정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빅스텝을 단행하기엔 부담이 커졌다.
■정부, 정책중심 '경기'로 옮기나
3월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2월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 및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1월 L당 1563원에서 2월 1578원으로 15원 상승에 그쳤고, 경유 가격은 국제가격 약세로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2·4분기 L당 2009원까지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고 원유재고량도 늘어나며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칠 변동성은 줄어들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물가가 잡히면 경기 쪽으로 모든 역량을 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 부담을 덜어준 대외요인이 다시 변동성으로 작용하며 대외불안을 키우고 있는 게 변수다.
소폭이라도 하락 추이를 그리고 있는 국내 소비자물가와 달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아직 4.8~5.0%에서 답보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더라도 섣불리 금리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VB와 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 위기도 긴축완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미국의 긴급한 유동성 공급을 일으키며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여파가 아직 예상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물가상승률 역시 둔화세를 보이지만 전월 대비로 근원물가(0.5%)가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하는 등 불안요인이 남아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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