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국내 유일의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SK실트론이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이 넘는 연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고객사들의 재고 급증에도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기대된다.
22일 SK 첨단소재투자센터 실적발표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지난해 연 매출 2조3550억원 기록했다. 전년(1조8500억원) 대비 27%나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며 반도체 제조사 수요 부진 속에서 이룬 매출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사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일본 신에쓰와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국내의 SK실트론 5개 업체가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K실트론의 점유율은 3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K실트론의 주력 사업은 12인치(300㎜) 실리콘 웨이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제조사들의 감산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99%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매출 실적에도 올해 성장세 유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감산을 예고했고, 올해 1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추가 감산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DS(반도체) 부문 재고가 지난해 말 29조576억으로 전년 대비 76%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SK실트론은 "올해에도 반도체 제조사 수요 부진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300㎜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차세대 웨이퍼로 불리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도 한층 속도를 낼 예정이다. SK실트론은 "지난해 미국 미시건 신규 공장 완공 뒤 본격 양산에 돌입해 외형 성장이 전망된다"며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이 2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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