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양대노총이 “노조 회계 관련 과태료 부과는 위법행위”라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이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1부(김명석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28일 밝혔다.
양대노총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계 관련 과태료 부과는 노조의 운영·재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자주권을 심대하게 침해한다"며 이 장관을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앞서 고용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의 단위노동조합과 연합단체 319곳에 회계 장부 등의 비치·보존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26.9%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노총은 64곳 중 39곳, 한국노총은 178곳 중 32곳이 정부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해당 노조들이 노조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노조법 14조와 27조가 근거가 됐다. 노조법 14조에 따라 노조는 조합원 명부·회의록·재정에 관한 장부 등을 사무소에 비치해야 한다. 같은 법 27조는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 노조는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양대노총은 노조법 27조의 보고 범위인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에 14조에 있는 재정에 관한 장부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양대노총은 “노조법 제14조의 자료 비치와 제27조에 따른 노동조합의 의무가 다름에도 노동부가 직권을 남용해 노조에 보고 의무 없는 행위를 요구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다만 해당 사건의 배당이 비교적 최근에 이뤄진 만큼, 고발인 조사 등은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측은 모두 “해당 사건과 관련해 아직 조사가 진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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