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드디어 기다리던 이모님이 오셨습니다. 집안 구석구석 다니며 청소해주는 이모님이 너무나 감사하네요. 걸레도 시원하게 빨아주시고 너무 좋아요."(A홈쇼핑 업체 로봇청소기 구매 후기)
홈쇼핑 업계가 '이모님'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 인기에 반색하고 있다. 젊은 고객층 이탈이 홈쇼핑 업계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아이템 발굴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신형 로봇청소기의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가전제품이다보니 할인과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을 꼼꼼히 따져본 젊은 고객층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한번 방송 매출액만 5~6억원이 훌쩍 넘는 로봇청소기가 또 하나의 히트 상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만원 넘는 고가에도 매진 행렬
10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집안일을 도와주는 프리미엄 '신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고가의 제품도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면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가 확인된 셈이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로봇청소기 '로보락 S7 MaxV Ultra(이하 로보락 S7)'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10분 만에 준비된 300대 수량이 매진되며 6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로보락 S7은 먼지통 비움부터 자동 물걸레 세척 등 청소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로 140만 원대의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판다"고 할 정도로 고객 수요가 높은 인기 가전이다. 신규 및 휴면 고객 비중이 89%에 달했으며, 30대 구매고객 비중은 41%나 됐다. 로보락 S7은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TV홈쇼핑 방송에서도 26분 만에 매진되며 16억원대 주문금액의 기록적인 성과를 세웠다.
GS샵도 TV홈쇼핑에서 판매중인 1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인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지난 1일 방송에서 5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GS샵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제품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 지난해 9월부터 TV홈쇼핑에서 에코백스 제품을 처음 런칭했다. 런칭 이후 8개월간 누적 주문금액은 60억원에 달한다.
■젊은 고객층 사로잡은 편리미엄 가전
홈쇼핑 업계가 로봇청소기의 선전에 주목하는 이유는 구매 고객층의 평균 나이대가 다른 제품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점점 이탈하고 있는 젊은 고객층을 유인할 방법을 골몰하고 있는 업계에선 젊은층이 관심을 보일만한 아이템 발굴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실제 CJ온스타일 TV 홈쇼핑에서 로보락 S7을 구입한 고객 연령대는 30~34세가 1위, 35~39세가 2위로, 30대 고객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GS샵의 경우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구매 고객 연령대는 40~44세 연령층이 가장 많았다. 이는 30만원대 물걸레 등 다른 로봇청소기의 구매 고객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고객이 가장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구매력은 높으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30대 1인 가구, 맞벌이 신혼부부들이 신가전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프리미엄 신가전 고객 수요에 대한 대응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온스타일은 오는 26일에는 300만원대의 하이엔드급 식기세척기 '밀레 G7114C 시리즈'를 선보인다. 고가 상품으로 백화점 중심으로만 운영되던 밀레의 첫 TV홈쇼핑 진출 사례다. 로보락도 신제품 'S8 Pro Ultra' 론칭 방송을 앞두고 있다. GS샵 역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방송을 오는 22일 18시 편성해 둔 상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소비심리는 지속 악화되고 있으나 가사 노동으로 인한 피로감을 대폭 줄여줄 수 있는 프리미엄 가전의 열기는 대단하다"며 "매번 수량을 확보하기 무섭게 품절되고 있어 인기 상품들은 벌써부터 다음 방송에 대한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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