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2016년 개성공단 철수 당시 쿠쿠전자 등 우리 기업이 북한에 놓고 온 생산설비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개성공단 내 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쿠쿠 밥솥’을 생산하고, 평양의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성공단 철수 때 쿠쿠전자는 밥솥 완제품 1만여개와 42만여개를 만들 수 있는 부품과 자재를 두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밥솥을 생산하는 인력은 개성공단이 운영될 때 남조선의 쿠쿠전자 기업에 근무하던 개성 주민들”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전기밥솥에는 ‘비음성 압력밥가마’라는 상표가 불어서 평양백화점에서 6인분 밥솥은 50달러(북한 돈 41만원), 10인분 밥솥은 80달러(북한 돈 65만600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초고가 상품인데도 밥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북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은 위성 사진과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지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단 내 의류 공장 설비를 무단 가동해 교복과 내수용 의류를 생산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현재 개성공단 내 봉제 공장 위주로 전체 우리 설비의 10%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개성공단의 전자제품 생산 업체에 청색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해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고, 통근용 버스가 평양 시내를 누비는 모습이 처음 확인됐다. 공단 내 의류 공장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해 학생 교복과 내수용 의류를 생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관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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