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일본에서 만나는 G7, 공동성명 초안 유출
제재 구멍 걱정하는美, 러시아로 가는 수출 완전봉쇄 제안
EU와 日에서 반대..."불가능한 제안"
제재 구멍 걱정하는美, 러시아로 가는 수출 완전봉쇄 제안
EU와 日에서 반대..."불가능한 제안"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다른 주요7개국(G7)에 러시아로 가는 모든 수출을 막고 일부 예외만 허용하자고 제안했으나 유럽 및 일본에서 반대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의 제안이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기존 제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다음달 열리는 G7 회원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G7 정상들은 다음달 19일부터 사흘 동안 일본 히로시마에서 만난다.
초안에는 G7 회원국이 러시아로 가는 모든 수출을 금지하고 농산물과 의약품을 비롯한 일부 예외만 두자는 내용이 담겼다. 익명의 관계자 2명은 해당 금지안을 미국이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분야별로 진행했던 대(對) 러시아 수출 금지 제재에 구멍이 많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계속해서 서방 기술을 수입한다고 보고 있다.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서방의 제재 이후 러시아와 무역을 늘렸으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들 제 3국을 통해 제재를 우회한다고 보고 있다.
G7 국가들은 지난해 우크라 침공 이후 러시아로 가는 서방의 기술과 기계, 자본을 막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경제적으로 처벌하려 했다. 이들은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들이 제재 우회로 역할을 하자 해당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으나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제안은 기존 제재 대신 새로운 완전 봉쇄 방식을 도입해 구멍을 막자는 취지다.
3명의 관계자는 G7 대표들이 지난주 예비 회동에서 새 제재를 논의했다며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완전 봉쇄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G7 중에서도 독일과 프랑스 등 EU 회원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무역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 EU 27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EU는 우크라 침공 이후 약 14개월 동안 10차례의 러시아 제재안을 내놓았지만 러시아와 이해관계가 얽힌 회원국들의 반대와 예외 조치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FT는 G7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제재할 추가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완전 봉쇄 제안이 시행된다면 EU에서 또다시 제재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기존 제재가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보도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다만 "G7 파트너들과 협력해 경제대국에 부과된 가장 큰 일련의 제재 및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러시아가 부당한 전쟁에서 싸우고, 전쟁에 돈을 대는 능력을 약화시키면서 러시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동성명 초안에는 러시아가 기존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하고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제한하는 방법이 포함됐다. 동시에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 거래를 돕는 개인이나 단체 등을 막는 방안도 들어갔다.
또한 초안에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의존을 줄여 러시아가 또다시 에너지를 무기로 휘두르지 못하게 막자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출을 추적해 러시아의 재정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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