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시총 8兆 증발에 동학개미 "김익래 회장 대량 매도 의문점 파헤쳐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3 05:00

수정 2023.05.03 04:59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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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2023.4.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2023.4.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증권업계 CEO 시장현안 소통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4.28.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증권업계 CEO 시장현안 소통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4.28.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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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동학개미를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 대량 매도 관련 의문점을 파헤쳐달라고 촉구했다. 시가총액 8조원 내외가 증발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사태에 대한 반응이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중심에 있는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는 김 회장이 이번 사태를 유발했을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직(職)을 걸겠다"며 부인했다. 다우키움그룹은 라 대표를 고소한다.


다우데이타 블록딜 미스테리 파헤쳐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2일 "김 회장의 140만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각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 이 미스테리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4월 20일 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 605억원을 확보했다. 블록딜 후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율은 26.66%에서 23.01%로 낮아졌다.

정 대표는 "키움증권은 김 회장의 매도가 증여세 마련을 위한 우연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키움증권 황 사장의 주장대로 김 회장이 떳떳하다면 김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605억원을 주고 블록딜 물량을 가져간 주체가 작전 세력이 아니였음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이 4월 17일 시간 외 거래로 10만주를 457억원에 매도한 것도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김 회장의 작전 세력과 내통설이 제기된다. 김 회장이 시세조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폭락 직전 보유 지분 매각으로 차익을 거뒀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세조종은 대주주의 협조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를 핵심 계열사를 둔 그룹 대주주가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불공정거래인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다. 시세조종 혐의로 처벌되면 증권사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다우키움그룹 측도 내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교롭게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 그 전부터 팔려고 했다. 우연이다”며 “김 회장이 주가 조작을 알았을 가능성은 0.0001%도 없다. 라 대표와도 전혀 일면식도 없다"고 언급했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다움기술이다. 다움기술은 키움증권 지분 41.2%를 보유하고 있다. 다우기술의 최대주주는 지분 45.2%를 보유한 다우데이타다. 김 회장 일가는 다우데이타를 통해 다우기술을 지배하고, 키움증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1만~2만원대였지만 2022년 10월 13일 1만3600원(종가 기준)에서 올해 2월 7일 5만3200원까지 291% 급등했다. 약 넉 달간 주가는 4배로 뛰었다.

이후에도 주가는 5만원 안팎을 유지했다.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 중 140만주(매매가 총 605억원)를 팔기 하루 전인 4월 19일에도 4만8400원을 기록했다.

"CFD, 주가 조작 세력을 위한 뇌관"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 대표는 "차액결제거래(CFD)가 주가 조작 세력을 위한 뇌관이 됐다"고 평가했다. 주식양도세 절세를 위한 편법 이용은 물론 매수를 해도 외국인으로 표시돼 신분세탁용으로 쓰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SG 사태를 야기한 반대매매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봤다.

CFD란 증거금을 내고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매매해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거나 보유하지 않고도 적은 증거금으로 대량의 주식을 매매한 것 같은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는 2019년 금융당국이 CFD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5억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인 후 CFD 투자자가 8배 늘었다"며 "주가 작전세력이 CFD를 악용한 것으로 주식 시장의 예고된 참사에 가깝다. 일부 종목의 주가 폭등에 기여했고, 그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도 매수 대열에 동참하게 한 원인이 된 연기금의 과매수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FD는 고위험 투자 상품인 만큼 개인 투자자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지만 최근 전문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CFD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났다. 2019년 11월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CFD 거래 규모는 2020년 30조9000억원에서 2021년 70조1000억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CFD 서비스 증권사도 과거 소수 중소형사에 그쳤으나 지금은 13곳에 달한다.

한편, 이번 SG발 사태로 4월 24일부터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올투자증권, 삼천리, 세방,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에 주가 조작 세력이 연루됐다는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해당 종목에 투자금을 댄 이들로는 가수 임창정·박혜경을 비롯해 이중명 전 아난티 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번 주가 조작 사태와 관련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금융감독원은 합동 수사팀을 꾸리고, 주가가 폭락한 8개 기업의 최대주주가 사전에 주가 조작 여부 등을 인지했는 지와 공매도 세력의 연루 가능성 등을 철저히 조사 중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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