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전날 밤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라며 "2대의 무인기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으나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히 사용해 이들을 무력화했다"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또 "우리는 (이번 행위를)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라며 "러시아는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 없었으며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파편 등으로 인한 건물 손상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무인기로 보이는 비행체가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장면을 담은 미확인 영상이 확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서는 자국과 무관하며, 오히려 러시아가 테러 공격을 위한 명분을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SNS에서 "우크라이나는 이번 드론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우리는 크렘린을 공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는 아무런 군사적 과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크렘린궁 공격 보도와 동시에 크림반도에서 사보타주 용의자가 체포된 사실은 수일 내 러시아의 대규모 테러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우려했다.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과 행정부 고위 관료, 교통 시설 등을 목표로 크림반도에서의 테러 행위를 계획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협력한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에는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주 타만 반도의 템륙 지역에 있는 석유 기지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러시아 재난 당국은 드론 공격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조만간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을 앞두고 에너지 및 교통 시설에서의 폭발과 사보타주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이번 '크렘린궁 사건'을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주장하고 보복을 공언하면서 사태가 확전 일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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