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자영업자 2금융권 몰려
작년 대출잔액 78조나 늘어
경기침체로 이자상환 부담 커져
저축銀·카드사 연체율 급상승
작년 대출잔액 78조나 늘어
경기침체로 이자상환 부담 커져
저축銀·카드사 연체율 급상승
■2금융권 두드리는 저소득 자영업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1금융권(은행권)이 아닌 2금융권(비은행권)에서 대출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01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39.4%로 집계됐다. 무서운 것은 증가 추세다. 2금융권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전년 대비 24.3%(78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같은 기간 5.5%(32조2000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업권의 지난해 말 대출잔액이 전년에 비해 26.8% 늘며 가장 크게 늘었다. 그 뒤로 △저축은행업(20.7%) △보험업(16.9%)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업(9.7%) 등도 모두 은행권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2금융권을 이용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 시작하기 이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보다 48.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소득 사업자가 2금융권을 많이 찾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중 소득이 하위 30% 수준인 저소득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71조9000억원으로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말(49조3000억원) 대비 45.8%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이 상위 30%인 고소득 자영업자의 증가폭은 28.3%에 그쳤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크다. 저소득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상호금융업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37조1000억원으로 2019년 말(16조1000억원)에 비해 130.4% 늘어 고소득 자영업자의 같은 기간 상승폭(76.5%)보다 53.9%p 높았다. 여신전문업의 경우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3년 전보다 57.9% 늘었으나 고소득 자영업자는 28.5% 증가했다.
■2금융권 연체율 급증
문제는 최근 경기악화로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2금융권의 연체율이 크게 뛰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대 카드사의 올해 1·4분기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년 동기(0.83%)보다 약 0.40%p 상승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4분기 0.88%에서 지난해 말 1.04%까지 오른 이후 올해 1.37%까지 높아지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0.56%p 오르며 1.35%로 집계됐다. 삼성·KB국민·하나카드 또한 연체율이 1.1%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은 최근 연체율 추이가 심각해졌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4분기 연체율은 5.1%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를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말(5.8%) 이후 약 6년9개월 만의 일이다. 그간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연체율은 2018년 말 4.3%, 2020년 말 3.3%, 지난해 말에는 3.4%를 기록하며 안정적 수준을 나타냈으나 최근 1년 새 급등했다.
김지용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2금융권의 특성상 연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권별로 현금을 평상시보다 많이 비축하는 등 연체율 급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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