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천명·조합원 160명 설문
고용부, 회계공시 노조에만 세액공제 검토
고용부, 회계공시 노조에만 세액공제 검토
[파이낸셜뉴스] 취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조합 회계 공시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21일 코리아데이터네트워크에 의뢰해 취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 조사(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 오차 ±3.1%p)를 실시한 결과 88.3%가 '노조도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다른 기부금 단체 수준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용부는 응답자 1000명 가운데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186명을 대상으로 추가 의견을 수렴했다.
의견 수렴에 응한 160명 중 48.1%는 '노조에서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다', 46.3%는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89.4%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70.0%는 정부가 노조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면 노조가 회계를 공시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노조에 국민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회계를 공시하는 노조에만 세액공제 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식 장관은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노조에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해 노조 회계 투명성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의 설문조사 결과가 '답정너'식이라며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회계자료 제출을 넘어 이제는 세액 공제를 볼모로 회계 공시까지 들이대고 있다"며 "누가 봐도 답을 유도하는 조악한 문항을 통한 설문조사 결과는 참 치졸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의 발표는 노조에 대한 공격을 조합원과 노동자의 노조 불신 조장으로 옮기고, 일부 노조의 불투명한 회계가 조합원의 피해를 유발한다는 논리로 귀결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노조 때리기'의 연장선이라고 규탄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000명의 응답자 중 160명의 조합원 응답만을 별도로 추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마치 우리나라 조합원 88%가 회계 공시가 필요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통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자체가 노조를 부패 비리 집단으로 몰고 노조혐오 정서를 불러일으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가 목적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일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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