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아 2시간 헤매' 70대 교통사고 환자 사망

용인서 차량에 치여, 인근 병원 응급실 병상 없어 의정부 가다 심정

【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경기 용인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70대가 2시간여 동안 수술이 가능한 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헤매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0시 30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한 편도 1차로 도로에서 50대 A씨가 모는 차량이 후진 중에 도로 갓길 쪽에 있던 70대 B씨를 치였다.

사고가 난 도로는 보행자와 차량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혼용 도로로, A씨 차량은 도로 부근 주차가 가능한 공터에서 후진해 도로 쪽으로 빠져나오는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나 신호위반 등 다른 법규 미준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급대원들은 신고 접수 10분 만에 B씨를 구조해 인근 대형병원 3곳에 이송 여부를 문의했으나,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수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어 수원과 안산 등으로 지역을 넓혀 8곳의 대형병원에 문의했으나 병상을 찾지 못했고, 사고 발생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의정부 지역의 병원에서 수용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B씨는 사고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2시 30분께 의정부로 이송 중인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를 일으켰고,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B씨는 사고로 인한 부상 정도가 심해 대형병원에서의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접 병원의 중환자 병상이 모두 꽉 찬 상태로, 기상 문제로 헬기 이송도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