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소비패턴 변화
상품보다 서비스 수요 급증
미국과 유럽, 중국을 포함한 경제대국들의 제조업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물러나면서 상품보다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고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의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상품보다 서비스 수요 급증
미 경제매체 CNN비즈니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각종 경제 지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PMI는 해당 업종 관계자들에게 향후 경기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숫자로 나타낸 지수다. 50을 기준으로 50을 초과하면 경기 전망을 긍정하는 응답자가 부정적인 응답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미 금융서비스 업체 S&P글로벌이 지난 1일 발표한 미국의 5월 제조업 PMI는 48.4로 전월(50.2)보다 내려가 경기 위축 구간으로 떨어졌다. 같은날 다른 조사기관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5월 제조업 PMI 역시 46.9를 나타내어 7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하는 신규 공장 주문 가운데 변동성이 큰 교통 분야를 제외한 수치는 4월 기준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1일 S&P글로벌이 발표한 5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44.8로 앞서 발표된 예비치(44.6) 보다 높았지만 4월 수치(45.8)보다 낮았다.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5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43.2로 지난 3년 내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의 경우 경제매체 차이신이 집계한 5월 제조업 PMI가 50.9로 전월(49.5)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의 5월 수출 규모는 전년 동월보다 7.5% 감소해 3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CNN은 제조업 전망이 나빠진 첫 번째 원인으로 소비 형태 변화를 지적했다.
매체는 팬데믹 기간 동안 여행이나 각종 야외 여가 활동 같은 서비스 부문 소비가 막힌 가운데 물리적인 상품 구매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팬데믹이 물러나면서 상품 대신 다시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 자체가 약하다는 관측이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유로존의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유로존 GDP는 지난해 4·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0.1% 감소하여 2개 분기 연속 줄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GDP가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인 경기 침체 상태로 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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