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규제에도 법 사각인 우회국 통해 유입 추정
연간 15억엔 규모, 미국산도 1000억엔 이상 러시아 유출
"우회 루트 봉쇄 수단 강구해야"
연간 15억엔 규모, 미국산도 1000억엔 이상 러시아 유출
"우회 루트 봉쇄 수단 강구해야"
【도쿄=김경민 특파원】 러시아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산 반도체가 제3국을 통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그 중 두번째 우회국으로 지적됐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로 1년에 약 15억엔(약 136억원) 규모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인도 조사업체로부터 러시아 통관 자료를 입수해 2022년 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반도체 수입 기록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일본 제조업체가 명시된 반도체 거래는 적어도 89건으로 200만개 이상의 반도체 칩이 러시아로 들어갔다.
일본은 지난해 3월 미국의 제재에 발맞춰 자국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을 규제했다. 성능 등에 따른 단계적 실시였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는 당초부터 규제 대상으로 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이 출하 금액 기준 가장 많은 819만달러로, 70%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99만달러), 튀르키예(50만달러), 리투아니아(41만달러) 순이었다.
홍콩에 거점을 둔 한 상사는 2022년 10월 일본 반도체 제조사인 키옥시아가 생산한 반도체 약 4000개를 러시아의 전자부품 도매업체에 수출했다. 같은 해 3월 한 중국 기업은 일본산 반도체 15만달러어치를 러시아 상사에 보냈다.
아울러 닛케이는 지난 4월 미국의 금수 조치에도 미국산 반도체 역시 1000억엔 이상 러시아로 유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닛케이는 "미국은 제3국의 기업에도 제재를 부과하지만 일본은 현행법상 수출 제한 근거인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에 따라 일본에서 직접 수출하는 기업만 규제할 수 있다"며 "우회 루트를 봉쇄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책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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