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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재건축 현장서도 공사비 폭등 쇼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1 18:15

수정 2023.06.21 18:15

제주 이도주공 2·3단지 조합
공사비 42% 증액 통보받아 난항
알짜 재건축 사업 포기하는 곳도
공사비 폭등 쇼크가 전국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휩쓸고 있다. 제주의 한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부터 공사비 40%이상 증액 통보를 받았고, 원자재값 폭등으로 알짜 재건축 수주까지 포기하는 건설사도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공사비 3.3㎡(평)당 1000만원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제주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이도주공2·3단지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현대건설로부터 공사비를 42% 증액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2020년 8월 3.3㎡당 509만원에 짓기로 했으나 원자재값 폭등으로 719만원으로 올려 달라는 것이 골자다.
조합은 8월께 총회를 열어 공사비 증액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알짜 재건축 사업을 포기하는 건설사도 나왔다. DL이앤씨는 그간 공을 들였던 과천주공 10단지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사비 폭등으로 조합이 원하는 가격에 시공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 이유다.

시공사를 찾기 위해 조합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공사비를 올리고 있다. 구로구 보광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입찰에서부터 3.3㎡당 807만원의 공사비를 내걸었다.

광진구 중곡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1차 입찰에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자 2차 입찰에서 총 공사비를 34% 올린 1283억원(종전 956억원)으로 책정하고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3.3㎡당 기준으로 공사비를 650만원에서 150만원 올린 800만원을 제시했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도 최근 재입찰 공고를 통해 3.3㎡당 공사비를 743만원에서 840만원으로 올렸다. 700만원대에도 수주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자 100만원 가량 인상한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3.3㎡당 공사비가 800만원 정도는 돼야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며 "손해 보는 수주는 없다는 게 요즘 경영방침으로 1000만원 시대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공사비 인상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주거용 건물)는 지난 4월에도 150.2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설상가상으로 공사비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새로 신청하는 30가구 이상 모든 민간 아파트에 제로에너지 건축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2021년 말 선언한 '국토·교통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른 조치다. 민간 아파트의 단열 성능과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려면 자재들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제로에너지 아파트를 지으려면 인력, 시스템, 공사 기간 등이 추가로 요구된다"며 "5등급 기준으로 공사비가 기존에 비해 최대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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