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미나서 전문가들 조언
크로스토퍼 유 펜실베니아대 로스쿨 교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고려대학교 ICR센터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온라인플랫폼 규제 동향 국제 세미나'에서 "통신사업자들에게 이뤄졌던 사전 규제를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적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구글과 아마존이 서로 다른 수익모델을 지닌 것처럼 플랫폼 사업자들은 각각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다른 기업들을 하나로 묶어 경쟁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국회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 대상으로 사전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행 플랫폼 독과점 규율 체계의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온플법은 사전규제 측면에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DMA는 온라인 중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중에서 특정요건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율한다. 검색순위 노출순서상 자사 우대행위금지 등이 이뤄지며, 위반시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자국 서비스가 부재한 EU와 달리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글로벌 빅테크를 견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온플법 강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 미국도 빅테크 규제를 자국 우선주의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관련 규제는 산업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면서 "특히 온플법은 플랫폼, 인공지능(AI), 디지털 생태계를 죽일 수 있는 대표적 '킬러규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당국이 자국 플랫폼을 규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관련 기업의 투자·채용 위축과 소비자 후생 퇴보로 이어지는 만큼 산업 육성 지원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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