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20분을 기해 서울 동남·동북·서북권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구로, 영등포, 동작 일대에 '긴급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됐다. 기상청은 지난 6월부터 1시간에 50㎜ 이상, 3시간 동안 90㎜ 비가 내릴 때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사업을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수도권 시민들은 퇴근길부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서울에선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 방향 진입 연결로가 침수돼 전면 통제됐다. 서울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씨는 "퇴근길에 나와보니 버스고 지하철이고 사람이 너무 많았다"며 "탈 수가 없어 버스 몇 대를 그냥 보내고 나서야 겨우 버스를 타고 퇴근했다. 평소보다 1시간가량 퇴근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와 구로구에는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1호선 운행이 16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강남 지역에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침수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입주 4개월 차인 서울 강남구의 대단지 아파트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폭우로 단지 곳곳이 물에 잠겼고 지하주차장에도 빗물이 차오르는 등 침수 피해를 보았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에도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단지 내 1층에 위치한 커뮤니티시설인 카페에서도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폭우 피해는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상공에 머무는 정체전선이 이날 밤 한반도 상공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전선은 오는 13~18일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중부지방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청은 본다.
한반도로 북상하는 장마전선은 이미 일본에 큰 피해를 줬다. 지난 10일 규슈 북부 지역에서는 역대 최대 폭우가 쏟아지며 최소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지난 9일에서 10일까지는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 400㎜가 넘는 비가 내려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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