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실물경제 지표 악화됐지만, 작년 상하이 봉쇄 등 기저효과 작용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분기 7.2%를 거쳐 연간 5.2%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의 목표치는 5% 안팎이다. 당국의 완만한 재정 지원도 뒤따를 것으로 관측됐다.
12일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17일 발표할 예정인 2·4분기 GDP 성장률이 7.2%까지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까지 경제 지표로만 봤을 때 1·4분기 4.5%보다 떨어진 1~2%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 지난해 경제수도 상하이의 65일간 봉쇄 등 코로나19 팬데믹 기저효과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물 경제 지표 가운데 6월 대형·국유기업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3개월째 경기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민간·중소 제조업 PMI는 50.5로 임계점을 넘었지만, 전월 50.9와 견줘서는 0.4p 하락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8개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90개월 만에 최저인 각각 0.0%와 -5.4%로 집계됐다. 외신들과 중국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6월 경제는 성장 동력이 약해 부동산 판매, 차량 화물 흐름 지수, 자동차 판매 등 대부분의 지표가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주장했다.
13일 공개될 6월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해 9%, 수입은 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전월 -7.5%보다 1.5%p 더 떨어지고, 수입은 0.5%p 상승한 수준이다. 국가통계국의 PMI 신규수출주문지수가 0.8%p, 차이신 신규수출주문지수가 0.5%p 각각 하락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과 유럽 PMI도 최근 몇 달 동안 후퇴했다고 왕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17일 발표하는 6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5월의 12.7%에서 4.8% 둔화될 수 있다. 소매판매의 효자 산업이었던 승용차 소매 판매(25일 기준)가 전월 30%에서 1%로 떨어지고, 승용차 도매도 27%에서 2%로 내려앉을 것으로 분석됐다. 18개 도시 지하철 평균 이용객은 86%에서 38%로 이미 크게 감소했다. 6월에는 단오절 특수가 있었으나 노동절 연휴 실적에 비해선 동력이 약했다.
또 6월 산업생산은 전월 3.5%에서 1.2%로, 1~6월 고정자산투자는 4.0%에서 1%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판매도 비관적인 전망치가 제시됐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2·4분기 성장 동력이 크게 둔화될 수 있으나 기저효과 덕분에 7.2%를 기록할 것”이라며 “3·4분기 4.3%, 4·4분기 4.8%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연간 성장률은 5.2%”라고 설명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후 향후 정책적 지원도 완만하게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선 도시 주택구매 제한 추가 완화 △대출 계약금 요건 완화 △부동산 개발업체 자금조달 조건 개선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재정 확대(지방정부 특별 채권 발행 가속화 등) △지방 정부에 대한 중앙 정부의 일시적 신용·재정 지원 등이 예로 제시됐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도 이달 초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정부는 소비·투자 등 내수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재정 및 통화정책의 실물경제 지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중소.영세기업의 경영난 완화, 저소득층 및 청년층 고용안정 등 취약부문에 대한 정책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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