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난 14일 산별총파업을 종료했지만, 일부 소속 지부가 개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고려대의료원지부는 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로비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고 환자의 안전과 진료 정상화를 위해 병원 측이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환자와 간호사 비율의 1대5에 맞는 인력 확충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산별총파업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계속해서 파업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고려대안암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총 3개 사업체로 구성돼 있으며 구성 사업체 모두 수도권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사립대 병원 중 공격적 경영을 확대한 병원으로 병원 수입도 엄청나게 늘었다"며 "이렇게 병원은 커지고 수입을 많이 버는데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 삶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 측이 건물을 키우는 데 적극적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에는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송은옥 고려대의료원지부 파업대책본부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올해 단기 수익과 지난해 단기 수익이 760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데 왜 인력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 소극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송 본부장은 "병원 측이 우리와의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 다시 안암병원이 모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선 늘어난 인력난 해소가 시급하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최근 몇 년 사이 병원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늘어나는 환자 한명 한명을 성실히 돌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 중요한 환자이지만, 현장에서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덜 위급하다고 하는 환자를 돌보는 것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다른 간호사 B씨는 "우리도 인간인 만큼, 하루에 돌볼 수 있는 환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기계도 아니고 소모품도 아니다. 납득할 수 있는 노동강도와 적절한 휴식시간이 보장돼야 재충전을 할 수 있고, 그래야 환자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파업을 진행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부문에는 필수 계속해서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수술이 지연되는 등 환자 불편이 예상되므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상향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파업 중인 의료기관은 고려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아주대병원 국립교통재활병원 등을 포함해 15개 사업장이며 참여 조합원은 약 4800명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