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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코인' 월드코인..."사기"·"디스토피아" 논란 [코인브리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13:45

수정 2023.07.25 13:45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이 출시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뉴스1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뉴스1

[파이낸셜뉴스] '챗지피티(Chat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OpenAI) 대표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코인(WLD)이 '개인 정보' 논란에 직면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월드코인을 "사기"라고 비판했다.

출시 하루 만에 시총 2600억 돌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5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2456.27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출시된 월드코인은 상장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2623억원을 기록하며 코인마켓캡 기준 131위에 오르며 흥행을 달리고 있다.

월드코인이 홍채 스캔을 위해 개발한 기기인 '오브(The Orb)'
월드코인이 홍채 스캔을 위해 개발한 기기인 '오브(The Orb)'

월드코인은 생체인증, 그 중에서도 '홍채 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신원을 인증하고 인증된 사용자에게 월드코인을 분배해주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일종의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이다.

그동안 샘 알트만은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의 일자리 상실을 대비해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손꼽았다.

기본소득은 가상자산인 월드코인(WLD)으로 지급된다. 지급 대상은 신원인증을 마친 사용자들이다. 신원인증을 마치면 '월드 아이디(ID)'를 발급받을 수 있다. 출시 전까지 전 세계 200만명 이상이 월드ID를 발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인증을 위한 홍채 인식은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기구를 통해 이뤄진다. 월드코인 앱을 설치한 후 홍채 인식을 거쳐 월드 아이디를 발급받으면 월드코인을 배분받을 수 있다.

오브는 현재 전 세계에 1500여개가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 이 홍채 인식 과정을 완료하려면 현재 월드코인의 한국 파트너사인 '비더시드(Be The Seed)' 사무실에 방문해야 한다. 월드코인은 오브 개수를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월드코인 개발사 '툴포휴머니티(Tool for humanity)'는 1억15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VC) 해시드가 2년 전 투자했다.

"보안 취약"·"토큰 이코노미 불문명" 비판 직면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연합뉴스 제공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월드코인의 위험 요소를 지적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월드코인의 신원증명(PoP) 방식이 프라이버시, 접근성, 중앙화, 보안 등 주요 리스크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부테린은 홍채를 스캔하면 의도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테린은 홍채 인식 기구인 '오브' 디바이스를 손에 넣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월드 ID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부테린은 "오브가 올바르게 구성되었는지, 백도어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월드코인 재단은 시스템에 백도어를 삽입해 임의로 많은 가짜 인간 신원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사용자의 휴대폰이 해킹당할 수 있고, 홍채 스캔 정보를 강제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월드코인의 보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부테린은 "월드코인이 하드웨어에 특정 조치를 취해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기존 신원 확인 체계보다 우수하다"면서도 "특수 하드에어 시스템은 중앙 집중화 문제가 훨씬 더 크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월드코인은 초중앙화로 들린다. 국가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AI 분야의 권력이 오픈AI에 집중돼 있어 우려스러운데, 이제 망막 스캔까지 한다니 더욱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이 되었다”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월드코인을 '사기(스캠)'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인은 오브(홍채 스캔기)를 사용해 홍채를 스캔할 순 있지만 토큰을 받을 순 없다.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라며 "홍채 정보는 디지털 지갑 관리에 사용되지도 않는데, 비트코인을 대체할 글로벌 디지털 머니로 굳이 월드코인을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토큰이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일 뿐 효용(유틸리티)이 전혀 없다면, 토큰 이코노미가 불분명하다면 그것은 스캠"이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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