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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 많이 팔았다..현대차, 대박 실적 배경은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6 18:13

수정 2023.07.26 18:13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 최대 14조원 중반까지 상향되면서 기아와 합산 연간 영업익 20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현대차는 막대한 실탄 확보로 '2030 글로벌 전기차 톱 3' 달성을 목표로 한 '현대 모터웨이' 구상에도 탄력을 얻게 됐다. 전기차 생산능력,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 배터리 내재화 및 밸류체인 강화 등 전동화 전환을 위한 3대 분야 투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이익, 트리플 요인 있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4분기에 당초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4조2379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흐름 자체도 좋다. 지난 4·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률 10.0% 달성이 주목된다. 지난 2013년 2·4분기(10.4%) 이후 무려 10년 만에 두 자릿수 이익률이다.
지난해 3·4분기 4.1%에서 3개 분기 만에 10.0%로 뛰면서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된 셈이다.

현대차는 실적 견인의 요인을 3가지를 꼽았다. 우선, 스포츠유틸리티(SUV)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카 등 비싼 차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렸다는 점이다. 일반 세단에 비해 SUV의 가격대가 높다. 투싼,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SUV라인 강화 전략도 주효했다. 당초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브랜드를 겨냥한 제네시스 판매도 호조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대당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이들 고가 차량의 주요 소비지인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 주력시장에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미국시장에서는 2·4분기 전년 동기비 13.6% 증가한 22만5000대를 팔았으며, 유럽에서도 10% 증가한 16만6000를 판매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4위에 오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보조금 차별에도 딜러 판매 촉진금 확대, 리스·렌트용 확대 등으로 방어한 결과 1년 만에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2위에 올랐다.

반도체 수급 물량 및 부품 수급난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생산 속도가 빨라진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달러 강세로 환율효과도 컸다. 2·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한 1315원이다. 현대차는 영업이익 개선의 환율 기여도를 약 68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제외하면 분기 영업이익은 4조2379억원에서 약 3조6000억원대로 내려간다.

'동생' 기아 실적 주목...하반기 신차 투입 가속

기아의 실적 발표(27일)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기아의 2·4분기 매출이 25조6907억원, 영업이익은 3조1335억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보다 각각 17.4%, 40.3% 급증한 수치다.

이를 통해 양사 합산 2·4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하반기 신차 투입을 통해, 실적 경신에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등 일부 지역에만 투입한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고성능 아이오닉 5N,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라인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5세대 완전변경 신형 싼타페의 글로벌 출시로 SUV라인도 확대된다. 지난해 처음 달성한 글로벌 판매 3위 지위도 올해 한층 공고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와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는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따라 2·4분기 분기배당을 1500원(보통주 기준)으로 정했다.
현대차가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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