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0.44% 5년새 7.5배
만19세 이하는 5명 중 1명이 연체
청년 전·월세대출 이자도 못갚아
만19세 이하는 5명 중 1명이 연체
청년 전·월세대출 이자도 못갚아
■20대 이하 연체 5년새 7.5배..사실상 역대 최고수준
한국은행은 소득 기반 등이 취약한 30대 이하의 연체율이 당분간 계속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청년층의 과도한 빚은 결국 금융불안, 소비위축은 물론 저출산까지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7일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4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시계열상 2018년 3·4분기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8년 이전 연령별 연체율이 제출되지 않았지만, 최근 5년 사이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저금리 등으로 20대의 대출과 연체액이 급증한 만큼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34조2500억원으로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의 2.54 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의 연체액도 200억원에서 7.5 배인 1500억원으로 뛰었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세분해 '19세 이하'와 '20대'로 나눠보면, 1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올해 2·4분기 말 현재 20.0%에 이르렀다. 2022년 1·4분기 말까지 줄곧 0%였던 19세 이하 연체율은 지난해 2·4분기 말 12.5%에서 불과 1년 사이 7.5%포인트(p)나 뛰었는데, 이는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 대출 정책 금융상품의 영향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은, 청년층 빚부담 증가 예의주시
경제 취약계층인 청년층의 전세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이 상품은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상품의 비대면 대출 절차까지 갖춘 카카오뱅크는 전체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의 약 60% 이상을 취급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27.0%까지 치솟았고, 나머지 은행들의 19세 이하 연체율도 4.2%로 높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서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받은 만 19세 청년들 가운데 대부분이 무소득자"라며 "일자리나 고정 수입이 없는 데다 금리까지 오르자 이자를 갚지 못하는 취약 청년층이 늘고 연체율도 오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은도 20·30대 청년층의 부실 대출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2013∼2019년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30대 이하 차주의 대출 비중은 29.6%였지만, 2020∼2021년 가계대출의 경우 같은 연령층의 비중이 38.3%로 커졌다"며 "해당 차주들의 소득 기반이 여타 연령에 비해 취약한 만큼, 한동안 30대 이하를 중심으로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예상보다 높게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