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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방규제 개선을 위한 새로운 혁신 공식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7 18:18

수정 2023.08.08 00:54

[특별기고] 지방규제 개선을 위한 새로운 혁신 공식
행정안전부 최병관 지방재정경제실장

규제는 신발 속 돌멩이, 전봇대 등으로 표현되듯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다. 돌멩이가 든 신발을 신어보지 않고는, 전봇대가 길을 막은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규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지방규제혁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방규제 개선을 위해 규제개혁위원회 산하기구로 지방규제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지자체가 애로를 겪는 중앙부처 규제를 개선하고 자치법규 규제를 정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간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중앙부처 덩어리 규제, 그림자·행태 규제와 자치법규 규제로 인한 불편과 부담을 개선해왔다. 하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현실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가 남아있다. 보다 획기적인 지방규제혁신을 위해 규제개혁위원회와 연계되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였다.
지방규제혁신위원회의 특징은 사칙연산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중앙부처의 정책경험과 민간전문가의 전문성을 더한다. 국조실,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등 규제 관련 부처가 정부위원으로 참여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완화하고 규제부처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취지이다. 민간위원에는 지방규제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일부가 참여하여 규제개혁위원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

둘째, 군살은 뺀 양질의 핵심과제에 집중한다. 지자체에서 개선을 시급하게 요구하고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과제를 선정한다. 전문분야별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역량을 집중하여 속도감 있게 규제를 혁신해 나간다. 해결이 어려운 과제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하여 한번 더 심층 논의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한다. 핵심규제 완화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나비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지역 현장을 곱한다. 지역 현실에 맞는 규제개선 대안을 찾을 때까지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규제부처와 협의해 나간다. 규제개선 필요성이 큰 사안에 대해서는 규제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기업과 주민의 어려움과 불편을 듣고 지자체, 관계기관과 함께 해법을 논의한다. 자치법규 규제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발굴하여 개선한다. 지자체 현황 파악 후 현지조사와 연구를 거쳐 지자체 맞춤형으로 정비방안을 마련한다.

넷째, 결과를 나누고 공유한다. 부처가 규제를 개선하기로 약속한 과제에 대해 점검하여 규제를 신속하게 완화한다. 규제개선 성과를 규제개혁위원회에 보고하고 시사점을 공유한다. 자치법규 규제개선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지역 구석구석에 퍼질 수 있도록 확산시킬 예정이다.

신발 속에 돌멩이가 있다면 뛰기는커녕 오래 걷지도 못할 것이다. 규제 돌멩이로 지방의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있다.
지방의 위기는 규제혁신의 기회이다. 획기적인 규제혁신으로 위기 극복은 물론 지방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규제혁신위원회가 지방규제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가 뭉치고, 군살은 빼되 지역 현장을 곱해서 속도감 있게 개선해 나감으로써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나도록 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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