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집값 반등과 함께 분양가가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가점 장롱통장이 전국 곳곳서 쏟아지고 있다. 평택 고덕 청약에서는 만점(84점)서 단 1점 모자란 83점이 등장했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3인 가구 만점(64점)도 탈락하는 등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9일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당첨자를 발표한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A-49블록 호반써밋 3차'에서 사실상 만점인 83점 통장이 나왔다. 만점에서 1점 부족한 점수로 7인 가구(35점),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 통장가입기간 14년 이상~15년 미만(16점)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전국서 청약이 가능했다. 해당지역(평택시), 기타경기(평택 외 경기도), 기타지역(서울·인천·지방) 등으로 나눠 점수를 받았다.
83점은 전용 84㎡A 기타지역에서 나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83점 통장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거주자가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 가점도 57점을 기록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3인 가구 만점도 탈락했다.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경우 최고 79점, 최저 67점이다. 67점은 4인 가구 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3.3㎡당 4000만원에 공급됐지만 1순서 4만134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98.4대1를 기록한 바 있다.
고가점 통장은 이들 단지 뿐만 아니다. 앞서 시세차익 10억 단지로 관심을 모은 서울 용산구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도 최고 79점, 최저 63점에 이른다. 79점은 6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광명시에서 선보인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도 최고 가점이 5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인 74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고가점수 청약통장의 경쟁은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에 당첨자를 발표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 속초시 '힐스테이트 속초'도 최고 가점이 66점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3.3㎡당 1628만원으로 강원도 최고 분양가이다.
전북 전주시에 선보인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도 최고 가점이 77점에 달한다. 이는 6인 가구 만점(79점)에 가까운 점수다. 최저 가점은 58점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연구원은 "청약시장 분위기가 반전한 것 같다"며 "집값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인근 시세 대비 너무 비싸지 않으면 고분양가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라고 말했다. 분양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건설공사비지수가 5월 151.33에서 6월 151.41로 올라 1년새 3.9% 올랐다.
더구나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분양가는 더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부실 시공 대안으로 나오는 여러 조치들은 결국 공사 기간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얼마나 빨리, 얼마만큼 오를지만 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