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 잔액 꾸준히 느는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1조원대 성장
전월 대비 증가 폭도 2배 이상 확대
금리·연체율 함께 높아져 '예의주시'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1조원대 성장
전월 대비 증가 폭도 2배 이상 확대
금리·연체율 함께 높아져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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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자영업자들이 지난 한달 새 주요 은행에서만 대출을 1조원 이상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저성장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데다 향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도 직접적으로 받게 될 사장님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리는 5% 중반대로 높아지고 있어 이들의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16조8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315조3676억원)과 비교하면 1조4434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로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서 금융당국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부담스러워지면서 은행권은 기업 대출 위주로 여신 성장을 지속해왔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7월 말 기업 대출 잔액은 738조4254억원으로 전월 말(732조3129억원) 대비 6조1125억원 늘어나며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중 대기업대출이 2조9979억원(123조2116억원→126조2095억원) 늘어난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3조1145억원(609조1013억원→612조2158억원)으로 더 큰 폭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한 달 새 1조원 대가 뛴 것은 지난해 9월(+1조3594억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부터 빚을 차츰 갚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이 다시 늘기 시작했지만 증가 폭은 2000억~5000억원대에 그쳤다.
이 같은 개인사업자대출 폭증은 장·단기 요인이 골고루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에 소진됐던 저금리의 정책자금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예산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기가 마무리되고 (은행이) 1월과 7월 실적에 힘을 주는 단기적 측면도 일정 부분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자영업자의 대출 여건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이 주를 이루는데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보증서 담보대출과 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6월 말 각각 4.89~5.22%, 5.28~5.42%로 집계됐다. 전월(4.79~5.22%, 5.27~5.46%)에 비해 비슷하거나 소폭 올라간 수준이다.
특히 보증서 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2월(4.64~5.45%) 이후 점진적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채권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한 점이 전반적인 은행권 금리 상승으로 표면화되면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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